[이슈분석] 관건은 '세력·정책'… 갈 길 먼 윤석열
[이슈분석] 관건은 '세력·정책'… 갈 길 먼 윤석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6.30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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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선 공식화 후 광폭 행보… 뒷받침 세력은 여전히 미미
최재형 대체재 부상… 제1야당 없으면 결집 동력 없단 것도 한계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해 출입기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신아일보DB)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방문해 출입기자와 인사하고 있다. (사진=신아일보DB)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주어진 우선 과제는 '세력'과 '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 대선 잠룡을 결집시킬 동력이 없고, 정책 구상도 세부 내용도 아직 부족하다는 점에서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평가다.

30일 윤 전 총장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이 다시 활성화 됐다"며 "친구 추가 요청이 폭주해 비활성화 됐었다"고 알렸다. 그만큼 여론과 언론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아직 그의 대권가도를 뒷받침할 조직은 미비한 실정이다.

전날 윤 전 총장의 대선 출마선언 기자회견에는 20여명의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동참했지만, 당 차원의 공식 지원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일부 윤 전 총장과 친분이 있는 현역 의원은 그의 입당을 촉구하고 있고, 이준석 당대표 역시 경선 흥행을 위한 '정시 출발론'을 재차 강조하면서 조속한 거취 결정을 압박하고 있다.

전날 윤 전 총장 회견장에 모습을 보인 권성동 의원은 "기자회견 동안 '국민의힘과 철학을 공유한다'는 얘기를 한 건 본인 선택지가 제3지대가 아닌 국민의힘이란 걸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윤 전 총장과 한 외부 행사에서 조우한 이 대표는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공당으로서 진행해야 하는 일정이 있기 때문에 특정주자를 위해 일정을 조절하긴 어렵다"고 피력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시일 안에 만나자' 약속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진석 의원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이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정치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며 "정권교체의 필요충분 조건이 완성의 길로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언급한 세 인사를 정권교체 기수로 내세우면서 국민의힘이 교두보 역할을 하겠단 걸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이 때문에 윤 전 총장 입장에서 대권가도를 확장하려면 결국에는 국민의힘 입당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자칫 'X파일(미공개 문서)' 진위 여부가 다시 구설수에 오르거나 도덕성 검증에서 점수가 미달하면 제1야당의 후방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언제든 대망론은 무너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윤 전 총장의 정치권 세력은 사실상 부재하고, 최 전 원장은 야권 대체재로 부상한 상황이다.

이른바 26년 '칼잡이' 공직 생활도 정책·국정 운영 능력을 입증하진 못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사퇴 후 외교·안보·경제·산업·노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만나 수업을 받았지만, 의정·행정을 두루 경험한 일부 경쟁자와 비교하면 부각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전날 회견에서도 부동산과 외교, 북한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짧게 표명했지만, 구체적 정책은 더 다듬어야 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탈친문과 호남에 대한 민심 확보도 숙제다. 일련의 지지율을 보면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일부 진보층이 이반하고 있고, 윤 전 총장은 대선 선호도·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반사체' 현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이 때문인지 윤 전 총장은 대권 출사표를 던진 후 첫 지방 일정으로 김종배 전 민주평화당 의원을 만나는 걸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의원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상징성을 갖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