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산 넘어 산'…피인수 전후 출혈 불가피
이스타항공 '산 넘어 산'…피인수 전후 출혈 불가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6.2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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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륙 앞서 2500억원 이상 투입, LCC 경쟁도 만만찮아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 항공기. [사진=이스타항공]

이스타항공은 성정 품에 안겼지만, 출혈경쟁에서 살아남아야 성공적인 회생을 마무리 지을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재이륙 전까지 고정비 등 정상화에 투입되는 비용을, 재이륙 후에는 저비용항공사(LCC)간 경쟁 등으로 출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 성정의 품에 안긴 이스타항공은 연내 재이륙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위해 성정은 본격적인 운항 전후 자금을 확보해 이스타항공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는다. 성정이 이스타항공의 본격적인 이륙에 앞서 투입해야 할 자금은 2500억원 이상이다.

우선 성정은 이스타항공 인수 대금으로 1087억원을 지불한다. 이미 성정은 인수 대금의 10%에 해당하는 110억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했다. 잔금은 유상증자 시행에 맞춰 납입한다.

이스타항공은 인수 대금을 부채 상환에 쓴다. 우선 이스타항공은 800억원가량을 체불임금, 퇴직금 등 공익채권 상환에 활용한다. 나머지 약 300억원은 항공기 리스사, 정유사 등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 상환에 사용한다.

공익 채권은 800억원가량으로 인수 대금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회생채권은 약 1850억원으로 알려졌다. 인수 대금만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이르면 다음 달 유상증자를 시행해 상환 자금을 확보한다. 오는 8월에는 관계인 집회를 열고 채권단과 채권 변제 비율을 합의한다.

이외에도 이스타항공은 현재 제주항공과 진행 중인 계약금 반환 소송에서 패하면 제주항공으로부터 받은 계약금 등 234억5000만원을 반환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관련업계는 이스타항공 정상화까지 매달 50억원 이상의 고정비 지출 등을 포함해 약 1500억원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이스타항공은 이륙 채비를 모두 마치고 정상적인 운항에 나선다고 해도 국내 LCC 시장의 출혈경쟁을 버텨야 한다.

현재 LCC 업계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어려워지자 고육지책으로 국내선 운항에 집중하며 출혈 경쟁을 하고 있다. LCC들은 각종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비행기를 고정비만 지출하기보다 적은 수익에도 항공기 운항을 택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지난다고 해도 이 같은 출혈경쟁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크다. LCC 업계의 출혈경쟁은 지속적인 경쟁사의 등장으로 코로나19가 본격화하기 전부터 심화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LCC는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기존 LCC와 에어로케이, 에어프레미아, 플라이강원 등 신생 LCC를 포함해 총 8개사가 있다. 이스타항공까지 포함하면 9개사다.

이후 LCC 업계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 통합된다.

성정은 이스타항공 운항으로 얻게 될 시너지를 해외 관광객 유치를 통한 골프장, 리조트 사업 등으로 꼽았다. 이스타항공은 LCC 업계 과당경쟁을 넘어서고 전략적인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유입) 수요 유치 등 차별화된 사업 모델이 필요한 상황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오는 2023년이 돼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이전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며 “문제는 LCC 업계가 코로나19 이전에도 계속 포화상태였으며 재무적 상황이 꺾이던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앞으로는 거점을 중심으로 한 여행이 이뤄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관광객들이 한 군데를 콕 집어 다녀가는 방식을 활용해 골프 등과 연계하며 해외 관광객들을 대거 유치한다면 (성정이 계획한 시너지가) 불가능한 사업 모델은 아닐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