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아르헨티나 신흥시장 지수에서 제외"
MSCI, "아르헨티나 신흥시장 지수에서 제외"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1.06.2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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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이어 두 번째 퇴출…좌파정권 '자본통제' 탓
한국, 14년 동안 선진국 편입 도전했지만 '실패'
(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 증권거래소)
(사진=부에노스아이레스 증권거래소)

지난 2009년 신흥시장에서 개척시장으로 내려갔다가 2018년 다시 편입된 아르헨티나가 또다시 신흥시장지수에서 빠졌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은 현지시간 24일 아르헨티나를 신흥시장 지수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MSCI는 보도자료를 통해 "MSCI 아르헨티나 지수를 신흥시장에서 독립시장으로 재분류 한다"며, 오는 11월 반기 지수 리뷰부터 이를 적용한다고 전했다.

MSCI 지수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는 대형 펀드, 특히 미국계 펀드 운용의 주요 기준으로 사용되는 세계 주가지수다.

선진국 (DM, Developed Markets)와 신흥시장(EM, Emerging Markets), 개척시장(FM, Forntier Markets), 독립시장(SM, Standalone Markets) 등으로 구분된다.

선진국 지수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23개국 시장이 대상이며, 신흥시장 지수는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와 중남미 등 27개국 시장이다. 개척시장은 신흥시장보다 규모는 작지만 발전가능성이 있는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동유럽 지역 26개국이다. 독립시장은 이런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들로 현재 파나마와 우크라이나, 짐바브웨 등이 포함됐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09년 신흥시장에서 개척시장으로 내려갔다가, 9년만인 2018년 다시 신흥시장 지수로 재편입됐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개척시장으로 3년만에 강등됐다.

2009년 강등 이유는 좌파 정부의 자본 통제 탓이었는데, 올해 역시 같은 이유로 MSCI는 아르헨티나의 지수 강등을 결정했다.

MSCI는 "지난 2019년 9월부터 국제 기관투자자들은 아르헨티나 주식시장에서 자본통제를 받아왔다"며 아르헨티나의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2009년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던 故 네스토르 카를로스 키르치네르의 부인이다. 

이들 부부는 아르헨티나의 대표적인 좌파 정치인으로 꼽히는데, 재임 당시 공무원 수를 2배 늘리며 근로자 5명 중 1명은 공무원이 됐고, 18세 미만 청소년 360만명에게도 수당을 지급했다. 

또 전기와 수도요금을 정부 보조금으로 지원했고, 대중교통 등 공공서비스 요금 인하와 연금 수급 기준 완화 등 정책으로 수급자를 두 배 늘렸다.

이로 인해 당시 아르헨티나 물가가 급등하는 등 경제위기를 맞으면서 2015년 대선에서 아르헨티나 국민은 우파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을 선택했다. 하지만 이후 2019년 치러진 대선에서 다시 중도좌파 성향의 알베르토 페르넨데스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아르헨티나에는 다시 좌파 정부가 들어섰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2년만에 또 다시 MSCI 신흥시항에서 내몰리는 수모를 겪게 됐다.

MSCI 지수가 강등되면 글로벌 투자펀드들이 해당 시장 증시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경우 해당 시장에 들어간 투자금이 대거 유출될 수도 있다.

실제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JP모건은 MSCI 아르헨티나 지수에 편입된 기업 3곳에서 총 6억1000만달러(한화 약 6910억원)이 빠져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 14년 전부터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추진했지만 번번히 좌절됐다. 

MSCI는 한국 시장에 대해 △역외 외환시장 부재 △영문 공시자료 부족, 배당금액 사후적 결정 △주식시장 데이터 사용제한과 이에 따른 투자상품 개발 한계 △외국인 투자자 등록 복잡 및 차입금으로 증권결제 불가 등을 이유로 한국의 선진시장 편입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