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의 승부수' 신세계, 이베이 품고 2위 안착
'정용진의 승부수' 신세계, 이베이 품고 2위 안착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6.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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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이베이 본사와 3조4404억원에 80.01% 지분 양수도 합의
점포·풀필먼트에 회원·셀러·데이터·개발자 확보로 가치 극대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2021년 신년사 영상화면 갈무리.[출처=신세계그룹 인사이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2021년 신년사 영상화면 갈무리.[출처=신세계그룹 인사이드]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를 품에 넣으며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2위에 안착한 가운데,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그간 쌓아온 오프라인 운영노하우와 물류역량에 이베이코리아의 강점을 결합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선도적 사업자로 입지를 굳힌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4일 미국 이베이 본사와 3조4404억3000만원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01%를 인수하기로 합의(LETTER AGREEMENT)했다. 

양사는 한국은행에 제출한 외국환거래 관련 신고가 수리되면 정식으로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한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매수주체는 이마트가 설립한 에메랄드에스피브이다. 에메랄드에스피브이는 이베이코리아의 모회사인 영국 이베이(EBAY KTA (UK) LTD)로부터 이베이코리아 지분을 넘겨받는다.

신세계그룹은 이에 따라 온라인 사업 비중이 약 50%에 달하는 등 외형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업계 추산 기준 3%의 시장점유율을 나타낸 SSG닷컴에 12%인 이베이코리아를 합쳐 총 15%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쿠팡(13%)을 제치고 네이버(18%)에 이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무엇보다 신세계그룹은 △유료멤버십 회원 △오픈마켓 셀러 △데이터 △개발자 등 이베이코리아의 강점이 기존 그룹의 핵심 역량과 합쳐져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업계 첫 유료멤버십인 ‘스마일클럽’을 론칭했다. ‘스마일클럽의’ 가입자 수는 2020년 기준 300만명을 넘어섰다. ‘스마일카드’와 ‘스마일페이’는 각각 100만명과 약 1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등 오프라인 점포를 운영하며 확보한 신세계포인트 회원에 이베이코리아 충성소비자를 추가로 얻게 된 셈이다. ‘록인(Lock-in) 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옥션·G9에서는 공산품 중심의 오픈마켓 셀러들이 대거 활동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200여개의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100여개의 소호패션 업체, 국내 대형 유통채널 50여개사 등이 입점해 있다.

신세계그룹은 대형마트를 기반으로 SSG닷컴을 운영하면서 신선식품에서 두각을 보였는데 이번에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공산품 부문에서의 경쟁력까지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이베이코리아의 영업인력 중 다수는 사업 초반부터 함께 성장한 멤버들이다. 절반가량의 IT인력은 오픈마켓 틀을 완성시킨 주역들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로써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다량의 데이터는 물론 숙련된 IT인력을 확보, 우위에 오를 전망이다.

한편 신세계그룹은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플랫폼을 확고히 구축하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통합매입으로 가격경쟁력까지 강화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한다. 또 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 언제 어디서나 모든 소비자와 만날 수 있는 ‘온·오프라인 360 에코시스템’을 완성한다는 복안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미래 유통은 온라인 강자만 살아남는다. 우리는 이번 인수로 시간과 기회를 샀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