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한라이프의 진정한 시너지를 기대하며
[기자수첩] 신한라이프의 진정한 시너지를 기대하며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6.24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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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기숙사 생활을 시작할 때 어떤 룸메이트를 만날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여러 후기를 보며 공포의 룸메이트를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기도하기도 했다. 혹시나 안 맞는 부분이 생기면 어떻게 조정해야 할지 머릿속에서 수만 가지 시나리오를 구성했다.

많은 걱정과 달리 룸메이트와는 금방 가까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성격이 맞는 것과는 별개로 생활하면서 나타나는 크고 작은 차이는 존재했다. 본격적인 생활을 시작하기에 앞서 각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고 어떻게 맞춰가야 할지 조율했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았던 규칙에 맞추는 게 마냥 어색하고 불편했다. 때로는 맘 편하게 생활했던 집이 그리워지곤 했다. 불편한 시간은 하루 이틀 지나고 나니 어느새 자연스럽게 생활에 녹아들었다.

이렇듯 20년을 다른 삶을 살아왔던 두 사람이 한 공간에 지내게 되는데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다른 방식으로 운영해 온 회사가 하나가 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내달 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한 '신한라이프'가 공식 출범한다. 중소형 생보사였던 두 회사가 하나가 되면서 총 자산규모는 업계 4위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신한라이프는 생보업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강조하며, 모든 영업 채널을 활용한 홍보와 GA(법인보험대리점) 활성화, 해외법인 설립 등 신사업 확장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성격이 다른 두 회사가 원활하게 하나가 될 수 있도록 합병을 위해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을 들였다. 양사 부서는 TFT(태스크포스팀)를 구성해 서로의 업무방식과 문화를 차근차근 배워나갔다.

무리 없이 합병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쏟았지만, 합병을 7일 정도 남은 시점에서 여전히 과제는 남아 있다.

양사가 관리하는 데이터베이스를 완전 하나로 합치기 위한 IT 부문 통합은 내년 초에 완료될 예정이다. 여기에 양사 노조의 직원 간 격차 해소 문제도 남았다. 서로 다른 직급체계를 일원화하는 데 있어 나타나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오랜만에 대형 생보사 등장에 생명보험 시장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신한라이프를 통한 생보시장의 활력도 좋지만, 합병을 통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내부적으로 단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직원들이 공평한 선상에서 달려 나갈 수 있길 기대한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