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거 정국' 마무리…여야, 탐색전
‘서거 정국' 마무리…여야, 탐색전
  • 유승지기자
  • 승인 2009.08.24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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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여야 대표·원내대표 회담 제의
민주“유지 받들어야”…정부에‘날선 비판”

여야 정치권이 故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이 끝나자 9월 정기국회 개원을 둘러싸고 탐색전을 시작했다.

한나라당은 여야 대표회담을 재차 제안했지만,민주당은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이 차분히 마무리 돼었다는 평이 나오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고인이 생전 입버릇처럼 강조하던 화해와 통합, 남북화해라는 고인의 뜻을 받들자고 했다.

한나라당은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말하고 앞으로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9월 정기국회 준비를 위해 당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조문정국은 끝났다.

이제는 민생정국으로 전환되야 한다” 며 민주당의 등원을 압박하고 나섰다.

한편 민주당은 장외투쟁을 계속 이어갈 방침으로 확인돼 여.야간의 냉각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거절할 명분도 없을 것이고, 또 돌아가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뜻을 받드는 것이 우리의 책무라는 깊은 생각으로 빨리 회담에 응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희태 대표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에게 당대표 회담을 제의 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한 상태다.

이어 안상수 원내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장을 계기로 국회는 대화 상생의 장으로 거듭나야 하고 법치의 요람이 돼야 한다” 며 ‘3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담’을 제안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의 특사 조문단을 면담한 것과 관련해 “당장 내일이라도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소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김 전 대통령의 유지인 화합과 협력, 한반도 문제를 강조하면서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은 가셨지만, 그의 높은 뜻은 그대로 우리 가슴에 남아있다.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잘 받드는 것이 민주당의 책무"라며 "한치의 흔들림없이 잘 받들어서 대통령께서 편히 영면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통령의 유지는 철학적으로 '행동하는 양심'이 되고, 정책적으로 민주주의와 서민경제·남북평화 협력의 위기라는 3대 위기를 민주당이 앞장서서 극복하고, 정치적으로는 모든 민주개혁 진영이 통합해서 앞서 말한 정책적 목적으로 달성해야 한다"며 "김 전 대통령은 국정의 파트너로서 일을 하는데 용서와 화해라고 하는 가르침을 줬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의 서거로) 화해와 협력, 용서, 통합의 계기가 만들어졌고 교착된 남북관계 돌파의 계기가 만들어졌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남북화해와 협력, 어려운 이들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 최고위원은 또 이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에서 '화합과 통합'을 강조한 것을 언급,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려면 7개월째 해결이 안된 용산참사 문제를 해결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면서 "또 더 이상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지난 정부를 부정하는 말들이 나오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은 단절되고 대립돼있는 남북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좋은 관계를 선물로 주고 가셨다"며 "이 대통령은 좋은 기회를 체면이나 자존심 운운하면서 대화 시기를 지체시키지 말고 대화에 즉각 참여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화해가 진심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망도 미움도 갖지 말라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화합과 통합을 얘기했다"면서 "그러나 이를 이 대통령 본인이 얘기해선 안된다.

경우에 없는 말"이라고 비난했다.

안 최고위원은 이어 "전직 대통령의 명예를 더럽혀 자결하게 만들고,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던 김 전 대통령의 노환을 방조하고 이끌었던 이명박 정부가 화합과 통합, 용서를 얘기하는 것은 가증스런 일"이라며 "민주당과 민주주의 역사는 두 분 대통령의 서거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