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파 "당무위 열자" vs 송영길 "대표 왜 뽑았나"… 경선 연기론 신경전
찬성파 "당무위 열자" vs 송영길 "대표 왜 뽑았나"… 경선 연기론 신경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6.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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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성파, 당무위는 대표 권한 아니라고… 그럼 대표 왜 뽑았나" 불쾌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회의 공개를 주장하는 설훈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회의 공개를 주장하는 설훈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가 대통령 선거 경선 연기 여부를 논의하는 문제와 관련해 "당무위원회는 대표 권한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럼 당대표를 왜 뽑았나 싶다"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경선 연기와 관련해 '대표 결단만 남은 것이냐' 묻자 "(찬성쪽에선) 당무위원회를 거쳐 달리 판단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럼 당대표 존재 의미는 뭐냐"며 이렇게 지적했다.

송 대표는 전날 열린 최고위에서 의견이 갈렸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그렇다. 평행선"이라며 "연기를 요구한 분은 집단 방역이 활성화 될 11월에 해야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고, 반대쪽은 그렇다고 사람이 바뀌냐, 내용이 문제라며 팽팽했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이어 '대표의 지도력이 흔들리수도 있냐'는 질문에 "대표 결단 사항이 아니다라고 반론을 제기하는 분도 있어서 잘 풀어가겠다"며 웃었다.

송 대표는 덧붙여 "의원총회에서 (경선을) 연기하자는 주장이 많았고, 최고위에서 위원 3명이 이(연기론)를 대변하고 있다"며 "일정대로 추진하기는 무리가 있어서 대선경선기획단이 계획서를 가져오면 결정하는 식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 언급대로 민주당 최고위는 전날 비공개 회의에서 경선 연기 문제를 논의한 결과, 대선경선기획단의 검토 보고안을 받은 뒤 25일 최고위에서 경선 일정을 결론 내리기로 했다.

특히 이날 최고위의 결정 보류는 예상을 깬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 송 대표는 앞서 의원총회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하면서도 '찬성파'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표결이나 당무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최고위원회에서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고 사실상 선포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최고위 결과가 경선 연기 불가 쪽으로 결론 나는 것 아니냐 예상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고위는 이날 1시간 30분 동안 격론이 벌어진 끝에 다음으로 결정을 미루는 것으로 회의를 마쳤다. 의총에서 8 대 2에 달할 정도로 경선 연기를 희망하는 의견이 많았다는 점이 회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가 '현행 당헌을 바꾸기 어렵다'며 사실상 경선 연기에 반대 입장을 피력했지만, 당수로서의 통솔력이 미치지 않는 것 아니냐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최근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당 소속 공직자의 비위로 직책을 궐위한 경우 해당 지역에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당헌·당규를 변경해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재보선은 참패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민의를 거스르다 또다시 역풍을 맞는 것 아니냐 지적도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