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0선·20대' 참모진으로… 일선 목소리 직접 듣기
문 대통령, '0선·20대' 참모진으로… 일선 목소리 직접 듣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6.21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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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낙선 40대 김한규, 정무비서관으로… "0선 대표도 있는데"
24세 대학생 박성민은 청년비서관 발탁… "다양한 목소리 경청"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정무비서관으로 40대 김한규 변호사, 청년비서관에는 20대 박성민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인선했다. 30대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국민의힘 당수 자리에 오른 가운데, 청와대의 이번 인사는 청년층 민심이 보수권으로 쏠릴 것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같은 인사 발표와 함께 김 신임 비서관에 대해 "언론계·정치권·법조계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며 "친화력 등을 바탕으로 국회와 적극 소통하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정무 현안을 다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74년생 김 신임 비서관은 사법고시 41회 출신으로, 법률사무소 김앤장에서 활동했다. 민주당에선 더혁신위원회 위원이자 법률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지난해에는 이철희 정무수석이 청와대 입성 전 진행한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다.

김 비서관은 지난해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서울 강남병 지역구에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총선 출마 경력이 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줄곧 전직 의원이 정무비서관을 맡았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란 평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을 정무비서관에 임명한 의미는 무엇인가' 묻자 "국회 경험 없는 0선의 야당 대표도 있다"고 각을 세우면서 "당과 관련해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며 적극적 역할을 해왔고, 그래서 정무적 감각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측면에서 적임자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년비서관 인선은 더 파격적이란 게 정치권 중론이다. 박 비서관은 1996년생으로 현재 고려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이다. 현 정부 들어 최연소 비서관으로, 청년비서관실이 정무수석비서관실 산하로 이동하게 됐다는 걸 고려했다. 앞서 청와대는 4·7 재·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후 코로나19 관련 청년 정책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TF(태스크포스·전담조직)를 구성했는데, 현재 정무수석실이 주관하고 있다. 직제 개편 후 박 비서관이 현실적인 청년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란 기대가 발탁 사유로 작용했다.

실제 박 비서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국의 시간'이란 책을 내자 "조국의 시간이 아니라 반성과 혁신의 시간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민주당 주류와는 다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국민의힘 이 대표의 자전거 출근 사진이 논란에 올랐을 땐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게 부끄럽다"고 고언하기도 했다.

박 대변인은 박 비서관에 대해 "민주당 최고위원과 청년대변인 등을 역임하면서 현안에 대해 본인 의견을 소신 있게 제기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는 균형감을 보였다"며 "청년 입장에서 청년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고, 청년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조정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문 대통령이 0선 정치인과 20대를 참모진으로 부르면서 여권 안팎에선 청년층 민심이 돌아올지 기대를 모으는 분위기다. 다만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청년특임장관 신설은 비서관 교체로 일단락 될 공산이 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송 대표가 제안한 청년특임장관과 청년비서관 임용은 연관이 있느냐' 묻자 "해석의 영역으로 두면 될 것 같다"고 일축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교육비서관으로는 이승복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을 내정했다. 행정고시 35회 출신 이 비서관은 연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사무국장과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대학지원관·정책기획관 등을 역임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