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
“당신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08.23 16: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영숙 이사장 추도사 “국민이 주인인 세상 열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3일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은 "이 땅의 민주주의는 당신의 피와 눈물 속에 피어났고, 당신은 민주주의의 상징이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마당에서 거행된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한 박 이사장은 "당신이 일구어낸 민주 사회는 분명 이전과는 다른 진정 국민이 주인인 세상을 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이사장은 "이제는 더 이상 얼굴을 볼 수 없고 말씀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이냐"며 "대통령이 있어 희망을 놓지 않았는데 우리 곁을 떠난다니 승복하기 어렵다"는 말로 추도사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세월 동안 한두 번이 아닌 죽음의 고비를 기적적으로 극복한 대통령이기에 병세에 대한 보도와는 상관없이 또 한 번의 기적이 일어날 것을 의심치 않았었다"며 "그렇기에 우리에게 서거의 비보는 큰 충격이었다"고 슬픔을 감추지 않았다.

박 이사장은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우리에게 이별의 슬픔만을 남기지 않았다"며 "우리 민족의 숙원과 사회의 고질적인 갈등을 풀어내는 화해와 통합의 바람이 지금 들불처럼 번지게 한 것이 우리에게 준 큰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통령은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한번도 불의와는 타협하지 않았던 진정한 민주투사였다"며 "온갖 박해와 시련 속에서도 우리 역사에 처음으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룩한 불굴의 정치인이었다"고 평가했다.

박 이사장은 "대통령은 용서와 화해를 몸소 실천했다"며 "자신을 그토록 핍박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독재자들을 모두 용서하고 '용서와 화해'라는 귀한 유산을 남겼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박 이사장은 "김대중이 없는 시대가 실로 두렵지만 이제 놓아주어야 할 것 같다"고 "지난날은 진정 고단했으니 부디 편히 쉬시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