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물가→채권…금리인상 삼박자 '다 갖춰'
원자재→물가→채권…금리인상 삼박자 '다 갖춰'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6.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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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I, 배럴당 72달러…2018년 10월 이후 최고
5월 소비자물가, 전년 대비 美 5%, 韓 2.6% ↑
부산항만 전경. (사진=신아일보DB)
부산항만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유가와 물가 상승은 물론, 금리 선행지수인 채권 수익률까지 줄줄이 오름세를 이어가며 연내 기준금리 인상 분위기가 완연하다. 실제 한국은행과 전문가들은 이미 금리 인상에 필요한 여건은 모두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리인상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는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물가 상승, 여기에 선행지수인 채권 수익률 변동 등이 꼽히는데, 모든 지표가 금리인상을 향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 FOMC가 예상보다 빨리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면서, 국내 금리인상은 한층 가시화됐다.

1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달 27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4.0%로 올려잡았다.

1분기 성장률이 1.7%를 기록한 만큼 한은은 2~4분기 성장률이 0.7~0.8%만 돼도, 4.1~4.2% 성장률 달성이 가능한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지난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통해 "연내 금리인상 여부는 경제상황 전개에 달려 있고, 경제가 호전된다면 그에 맞춰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설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국제유가와 소비자물가 역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시간 1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센트(0.04%) 오른 배럴당 72.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이날 최고 72.99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물가 역시 동반 상승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소비자물가는 작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며 9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은 작년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하면서 소비자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세계 경제의 지표가 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역시 출렁이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10일 발표된 미국 5월 CPI(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하며 28년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대비 5.6% 올랐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체적으로 세계 경제에 돈이 풀렸다고 볼 수 있다"며 "국내 소비자물가가 2~3% 정도 상승 시 금리 인상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분기부터는 수출 등 각종 지표도 개선 흐름을 보이며, 경기 회복도 완연하다. 지난 4월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1.2% 늘었고, 또 5월도 45.6% 증가하는 등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금리 변화를 앞서 볼 수 있는 채권 금리도 오르고 있다. 지난해 9월 1%를 밑돌았던 3년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 3월부터 오름세가 커지며 1%를 넘어섰고, 현재 1.3% 수준을 기록하는 등 지속해서 우상향하고 있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 내부에서 자산매입 축소 관련 논의가 시작됐음을 파월 의장이 사실상 인정했기 때문에 이에 따라 채권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강은영 기자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