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칼럼] 성공적 노화를 위한 평생교육의 역할
[기고 칼럼] 성공적 노화를 위한 평생교육의 역할
  • 신아일보
  • 승인 2021.05.2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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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홍재 전 인천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
 

한 웹사이트에서 ‘장수동’이라는 말을 클릭하면 ‘장수동 은행나무’라는 검색어가 가장 먼저 뜬다. 인천광역시 남동구의 장수동이라는 마을에 있는 800년 된 천연기념물이다. 2021년 2월8일은 국가가 장수동 은행나무에 특별한 가치를 안겨 준 날이다.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562호로 지정돼 장수의 기쁨을 함께 누리게 된 것이다. 수형이 우람하고 듬직하며 키가 30m 가까운 자태는 사람으로 치면 믿음직한 마을의 지도자 상이다. 하얀 눈에 덮인 한겨울에는 마을 어디에서 바라보아도 우뚝하고, 봄여름의 푸름은 주위를 압도하며, 그 화려함은 가을날 노란 단풍으로 절정에 달한다. 건강하고 단정하며 균형 잡힌 모습은 인간 세상에 만수와 풍요를 띄워준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방향성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다. 안정화된 사회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장수(長壽)는 인간의 오랜 소망이기도 하고, 의학의 발달과 먹거리의 질 향상으로 꾸준히 수명을 늘려오고 있다. 노령 사회는 노년 인구의 부양비가 증가되고, 생산 인구가 감소돼 노동력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사회복지 수요가 증대돼 젊은 세대의 사회적 부담 증가와 세대 간의 갈등이 심화될 수밖에 없기는 하나, 장수에 대한 열망은 저출산의 문제와 별개로 인간의 기본적 욕구(need)이다. 

이제 100세 시대의 사람들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삶의 질이 풍성한 성공적 노화를 꿈꾼다. 성공적 노화는 자신과 사회에 대해 성공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것이라는 해비거스트(Havighurst)의 말처럼, 현대인은 단순한 ‘기대수명’ 외에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건강수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성공적 노화를 위한 조건은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교육 정도, 건강, 일상생활 동작능력, 경제활동 참여 여부, 경제적 형편, 주거 편의, 사회활동 참여, 친구 수 등이 있으며, 특히 학습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생애학습의 과정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계속된다. 중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한 어느 분이 “퇴임 후 대학원에 다니며 공부를 계속한 동료의 판단이 옳았다”라고 뜻 깊은 말을 했다. 또 2020년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코로나19로 공부하지 못하는 심정을 “인자 겨우 바늘 귀만치 실눈떠젓는디 / 아이고 어쩍그나 / 도로 까막 눈이 될라고 허네”(<도로 까막눈> 시의 일부)라 표현한 수상자 어르신의 시에서 배움에 대한 간절한 열망을 본다. 

코로나19 상황이 AI혁명의 시대를 앞당기는 전환점이 될 거라는 학자의 예측이 잇따르고 보면, 평생교육의 정책연구와 평생학습 온라인 플랫폼 구축, 생애주기 평생교육사업과 민주시민교육센터, 문해교육센터 운영이 더욱 활성화돼야 할 것이다. 학력보완교육, 성인 문자해득교육, 직업능력 향상교육, 인문교양교육, 문화예술교육, 시민참여교육 등을 포함하는 평생교육은 성공적 노화를 위한 바람직한 방향의 하나다.

유네스코는 평생교육을 조직화되지 못한 채 비효율적인 상태로 방치돼 있는 제반의 교육자원을 효율화함으로써 교육역량의 극대화를 지향하려는 총체적 노력으로 파악했다. 평생을 통해 학습을 즐기는 사람일수록 노후 삶에 긍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변화를 겪는 동안 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학습을 사용하는 사람일수록 성공적 노화 가능성이 높다는 유의미한 연구 결과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손홍재 전 인천서부교육지원청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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