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미국 방문을 마치고 23일(한국시간) 귀국하는 가운데, 이번 방미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 정상회담을 통해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했다는 평이 나온다.
우선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포괄적인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의 백신 기술과 한국의 생산 역량을 결합하자는 구상이다.
이로써 한국이 백신생산 허브 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군 장병 55만명에게 백신 접종을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이번 순방의 성과 중 하나는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다.
이로써 한국은 42년 만에 미사일 주권을 회복하게 됐다. 또 우주로켓 기술확보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70년간 이어진 한미동맹의 지평을 경제·미래동맹으로 확장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중 갈등 속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와 대만·남중국해 문제를 공동성명에 담은 점은 추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이번 순방에서 한미는 반도체·배터리 등 핵심산업에 대한 공급망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 반도체·배터리 기업들도 이에 발맞춰 총 44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3박5일간의 방미 일정에 대해 "최고의 순방이었고 최고의 (한미정상)회담이었다"고 평가했다.
스스로도 한미 백신·경제협력, 대북정책 공조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한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백신, 기후변화, 남북관계 개선 등 후속조치들이 속도있게 실현되도록 문재인 정부를 적극 뒷받침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논평을 통해 "핵심 의제였던 백신 문제에 대해 포괄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로 합의하고, 55만명 한국군에 대한 백신 지원 협력을 도출한 것을 환영한다"며 "지난주 국민의힘 방미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해 요구한 군장병 우선 백신 지원이기에 더욱 뜻깊고 보람이 크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기대가 컸던 정상회담이었기에 아쉬움도 남는다"면서 "'백신 생산 글로벌 허브 구축' 방안은 구체적 계획이 미흡해 백신 수급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달랠 수 있을지 여전히 걱정으로 남는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회담 결과가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되기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백신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데 합의하고, 나아가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군 55만명에 대한 백신 직접지원을 약속한 것은 성과로 평가되지만, '한미 백신 스와프'의 경우 이번 순방에서 거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회담에서 '노마스크' 차림이었다.
불과 한 달 전 스가 요시히데 일본총리와의 미일정상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두 겹의 마스크를 한 것과는 대조를 이뤄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