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포드와 합작법인 설립…미국 시장 공략 가속화
SK이노베이션, 포드와 합작법인 설립…미국 시장 공략 가속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5.21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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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오벌에스케이' 설립 MOU 체결…연간 60GWh 생산
포드(왼쪽)와 SK이노베이션(오른쪽) 로고.
포드(왼쪽)와 SK이노베이션(오른쪽) 로고.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손잡고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 확대에 나선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지난 20일(미국 현지시각)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V; Joint Venture)인 ‘블루오벌에스케이(BlueOvalSK)’를 설립하기로 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합작법인을 통해 오는 2020년대 중반부터 미국에서 연간 약 6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셀, 모듈 등을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양사는 이후 생산 확대 여부에 대해 추가 검토하기로 했다.

합작법인명인 블루오벌에스케이는 포드의 파란색 타원형 엠블럼인 블루오벌(Blue Oval)과 SK이노베이션의 SK를 합친 이름이다. 블루오벌에스케이가 생산하는 연산 60GWh는 약 100킬로와트시(kwh)의 배터리가 필요한 전기 픽업트럭 6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 합작법인은 연산 60GWh의 규모의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총 약 6조원 규모를 투자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따라 합작사가 투자하는 6조원, 현재 건설 중인 조지아 1·2 공장 3조원 등 총 9조원의 직·간접 투자 외에도 앞으로 시장 확대를 고려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한다.

합작법인에서 앞으로 생산되는 배터리 셀과 모듈은 포드가 생산하게 될 다수의 순수 전기차 모델에 장착된다. 양사는 앞으로 합작법인 설립에 필요한 최종 합의를 도출하고 인·허가를 획득하는 등 제반 절차를 진행한다.

리사 드레이크(Lisa Drake) 포드 북미 담당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포드와 SK이노베이션은 합작법인을 통해 배터리 셀을 개발하고 양산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포드, 링컨 모델을 선택하는 고객들을 위해 최적의 성능과 가치를 구현하려 한다”며 “오는 2020년대 중반까지 포드 순수 전기차 모델의 주행거리와 가치를 증대하기 위한 배터리 생산 작업에서 SK 이노베이션은 중요한 파트너”라고 말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은 이미 검증된 안전성, 높은 에너지 저장량, 수명 등에서 여러 글로벌 자동차 고객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은 이 같은 우수한 기술을 앞세워 미국의 최고 픽업트럭 평가를 받는 F-150이 전기차에서도 미국을 대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포드가 밝힌 포드 자동차의 글로벌 순수 전기차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려면 오는 2030년까지 최소 240GWh의 배터리 셀 용량이 확보돼야 한다. 이는 약 10개 공장의 생산 용량을 합한 규모에 해당한다. 이 중 약 140GWh가 미국에서 소요된다. 나머지 용량은 유럽과 중국 등 다른 핵심 지역에서 활용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포드와 60GWh 규모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북미 전기차 생태계에서 역할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합작법인 설립으로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배터리 생산능력은 오는 2025년 목표였던 ‘연산 125GWh+알파(α)’를 넘어 약 190GWh에 이를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적으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의 성장이 본격화된 지난 2017년부터 본격적인 설비 확장 투자를 시작해 현재 글로벌 총 40GWh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미국 조지아 주에 22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1·2공장을 건설 중이며 유럽 헝가리, 중국에서도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키워 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2025년, 125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작으로 이보다 훨씬 많은 190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주행거리와 출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고밀도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기술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코발트·망간을 각각 8:1:1 비율로 섞은 양극재를 적용한 NCM811배터리를 지난 2016년 세계 처음으로 개발하고 2018년부터 양산하는 등 NCM622부터 세계 첫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더 나아가 궁극의 고밀도 니켈 배터리인 ‘니켈9(니켈 함량 약 90%)’ 배터리도 역시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미국 조지아에 짓고 있는 2공장에서 생산해 포드 ‘F-150’에 납품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는 지금까지 한 번도 화재가 발생하지 않아 안정적인 품질을 자랑한다. 자회사와 계열사 등을 통해 분리막 등 배터리 핵심 부품을 내재화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미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포드는 전동화 전략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자동차 기업의 하나로 이러한 포드와 협력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양사의 합작법인 설립은 SK이노베이션과 포드간의 협력을 넘어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전기차 산업 가치사슬(Value Chain, 밸류체인) 구축과 성장에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짐 팔리(Jim Farley) 포드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SK이노베이션과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앞으로 차별화할 수 있는 중요한 핵심 요소를 수직계열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포드의 미래를 다른 누구에게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