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계파 거래하지 않을 것… 당 변해야 대선 승리"
김웅 "계파 거래하지 않을 것… 당 변해야 대선 승리"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5.13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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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계 지적엔 "저는 국민계파" 일축… 초선 돌풍 관심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당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웅 의원은 13일 "누가 가장 공정할 것인가, 계파와 짜고 뒤로 거래하는 것을 절대 안 할 것 같은 사람을 꼽으라면 저 아니겠느냐"며 적임자임을 자처했다.

김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선에 불과한 제가 감히 당 대표에 도전하는 것은 기존의 여의도 정치 공식에 젖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대통령 선거 승리를 바라시면 저를 선택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의원은 대선과 관련해 "대선 후보 선출의 공정성을 위해 지도부나 외부가 개입할 요소를 최소화하겠다"며 "당대표가 되는 즉시 모든 경선 룰(규칙)을 미리 정해놓겠다"고 공언했다. 덧붙여 "우리 당 대통령 후보는 100% 국민 경선으로 결정돼야 한다"며 "그 경선 방법은 구체적인 조사 문항과 방법까지 미리 정해놓아야 한다"고 내세웠다.

또 "가장 중요한 당 개혁은 공천(공직후보자추천) 개혁"이라며 "계파 정치나 호떡 공천이라고 불리는 낡은 정치를 벗어나기 위해선 공천 철칙이 필요하다"고 부각했다. 이어 "공천관리위원회를 상설 기구로 설치해 장기간의 후보 적합도, 경쟁력 조사를 통해 공천이 결정되는 구조를 정착시키겠다"고 말했다.

청년 공천 30% 할당제도 공약으로 발표했다. 김 의원은 "진정한 청년 정치는 청년 정치인이 전면으로 나서는 것뿐"이라며 "20~39세 청년에게 기초 및 광역자치의회 공천의 30%를 할당하겠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25세로 규정한 공직선거법상 피선거권 나이를 20세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당에 부족한 청년 정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한국형 헤리티지 재단을 설립해 100억원 기금을 마련하겠단 포부도 전했다.

김 의원은 회견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예전에 당에서 중요한 일을 했던 분들이 돌아와 중요한 일을 해보고 싶단 뜻을 피력하고 있는데, 충정은 이해하지만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 돌릴 수 없다'고 하지 않느냐"라고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종용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이젠 좀 새 생각을 가진 사람이 당을 이끄는 게 시대에 맞다"며 "도로 자유한국당 얘기가 나와서 저희도 우려를 많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점에 대해선 "제가 얘기하는 변화와 다른 분이 말하는 변화는 국민이 받아들이는 게 다르다"며 "제가 당대표에 나오는 것 자체가 우리 당의 변화를 상징한다"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의 설전에 대해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분이지만, 저는 당이 제일 중요하고 대선 승리가 중요하다"며 "대선 관리에서 리스크(위험군) 관리가 중요한데, 그 과정에서 나오는 말은 우리 당 후보에 극히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 들어오려면 후배들에게 업그레이드(상향)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본인이 가장 마찰 적게 들어올 수 있는 건 '다신 예전 같은 말을 하지 않는다'고 얘기해주고, 그때 상처 받은 분들에게 시원하게 사과하면 언제든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에 대해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 계열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프레임(각인)"이라고 선을 그으며 "김무성계, 유승민계, 김종인 아바타(분신) 등을 끌고 오는데, 그게 가능하면 저는 정치적으로 신의 경지에 오른 것 아닌가"라고 일축했다.

이어 "대의 명분이 같고 국민 삶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 누구와도 같이 가는 것이고, 아니라면 그만두는 것"이라며 "그게 계파라면 국민 계파"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왕으로 둔다는 지적과 관련해선 "경륜 있고 경험 있는 사람과 얘기하면 다 상왕으로 모시는 사람이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라며 "내년 대선에 도움될 수 있으면 누구의 도움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위에 누구를 두고 살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과 같은 초선 김은혜 의원 사이 후보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 것을 두고는 "이 전 최고 지지율이 더 높기 때문에 얘기하지만, 당의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선 이준석이나 저나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이 전 최고나 김 의원이나 저나 필요한 경우에 자기희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선 "우리 당 전당대회(전국대의원대회)가 끝나고 나면 빨리 들어오는 게 나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대표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은 국민의힘에선 중진에 맞선 초선 의원의 존재감이 계속 커지고 있다. 최근까지만 해도 김 의원의 차기 당대표 선거 출마를 '기특한 도전'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압도적이었다면, 지금은 '무모하지만은 않은 도전'으로 평가하는 시각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여기에 일부 초선 의원까지 당대표 출마로 가닥을 잡으면서, 전당대회 판세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