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학의 출금 사건’ 수사외압 의혹 이성윤 기소
검찰, ‘김학의 출금 사건’ 수사외압 의혹 이성윤 기소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1.05.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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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재판 통해 명예 회복하겠다”… 법조계는 자진사퇴 요구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와 관련해 수사 외압 혐의를 받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을 기소했다.

12일 수원지검 이정섭 형사3부장 수사팀에 따르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이 지검장을 서울중앙지법에 불구속기소 했다.

이 지검장은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있던 2019년 6월 김 전 차관 출국 금지 사건을 맡은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이 사건의 수사를 중단하라고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지검장이 당시 안양지청 지휘부에 전화를 걸어 외압을 행사한 사실과 수사 결과를 왜곡하도록 한 것으로 봤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3월 말 이 지검장을 기소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4·7 재보선 선거와 차기 검찰총장 인선 등으로 기소 시점을 연기했다. 이후 검찰총장 후보군에서 탈락한 이 지검장이 자신의 기소가 타당한지 판단을 듣기 위해 대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하면서 더 미뤄지게 됐다.

그러다 심의위가 10일 4시간여 회의 끝에 기소 권고 결정을 내리자 검찰은 이틀 만에 대검 승인을 받아 이 지검장을 기소하게 됐다.

다만 수사팀은 이 지검장의 주소지 등을 고려해 수원지법이 아닌 서울중앙지법에 기소했다. 아울러 공소 유지를 담당하기 위해 대검에게서 서울중앙지검 검사 직무대행을 발령받았다. 이로써 수사팀은 수사외압 관련 재판을 직접 챙길 것으로 보인다.

현직 서울중앙지검장이 기소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법조계와 정치권은 불명예스러운 일인 만큼 이 지검장이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지검장이 거취를 스스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검찰청 한 간부도 “중앙지검장 신분을 유지한 채 재판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한다. 법무부가 빨리 징계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검장은 재판을 통해 결백을 밝히겠다는 생각이다. 사실상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한 셈이다.

그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으로서 당시 수사외압 등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결코 없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전했다. 그러면서 “수사 과정에서 그때 대검의 상황을 설명했지만 결국 기소에 이르게 됐다”며 검찰에 불만을 표했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