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수익'에 혹해 뛰어드는 불나방 멈춰야
[기자수첩] '수익'에 혹해 뛰어드는 불나방 멈춰야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1.05.06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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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있다. 바로 '투자'에 대한 얘기다. 연봉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보다는 연봉을 뛰어넘을 정도로 큰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얘기를 나누곤 한다.

큰돈을 벌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로또'다. 당첨 번호가 공개되는 토요일 저녁 전까지 당첨금액으로 무얼 할지 고민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 있다.

여전히 로또에 대한 매력은 식지 않았지만, 최근 많은 이들이 주식 투자에 대해 관심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주식에 대해 큰 관심이 없던 친구마저도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 후 적은 금액으로라도 투자를 시작했다고 한다. 이를 보면, 주식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실감하곤 한다.

친구들은 주식에 투자한 사람들이 이익을 얻는 것을 보며, 자신도 투자하면 일정 정도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식시장에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한다. 적은 돈으로 조금씩 수익을 내는 기쁨을 누리면서 막연히 투자하기 보다 더 좋은 수익을 내기 위해 주식 관련 공부를 시작하게 된 경우도 있다.

가능한 재정 범위 안에서 조금씩 또는 공격적으로 투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흔히 '영끌'이라는 영혼까지 끌어모아 재원을 마련해 주식을 투자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 합계는 142조22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과 비교해 6조8401억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올해 들어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원대에서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지난달에는 갑자기 7조원 가량 잔액이 증가한 것이다.

시중은행들은 갑자기 신용대출 금액이 급증한 데는 국내 증시 활황을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달 말 진행된 SKIET 일반인 공모주 청약에 사상 최대 규모 증거금인 80조9017억원이 모인 것이 신용대출 증가에 한몫했을 것이라는 거다.

여기에 암호화폐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기록한 것도 투자 열기에 불을 지폈다.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암호화폐 가격을 보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게 투자해야 한다는 심리를 자극했을 수도 있다.

다양한 투자를 통해 큰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재정 능력을 넘어서 무리하게 돈을 마련해 투자하려다 보면 결국에는 탈이 나는 법이다. 투자를 통해 얻게 될 이익보다는 당장 내가 감당할 수준의 재정상태인지 살펴보는 것이 우선시돼야 할 필요가 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