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냐, 휴대폰이냐”
“TV냐, 휴대폰이냐”
  • 문경림기자
  • 승인 2009.08.0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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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DMB폰 ‘EU와의 관세 분쟁’서 승리
유럽시장 경쟁력 확보에 크게 기여할듯


유럽시장에서 “TV냐, 휴대폰이냐”의 문제로 시비가 끊이지 않았던 DMB폰 (TV수신기능이 있는 휴대폰) 분쟁이 한국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관세청(청장 허용석)은 9일 우리나라와 유럽연합(EU)과 관세 품목분류 (HS코드 적용)상 지난 7월1일부터 3일까지 개최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관세규정 위원회(Customs Code Committee)에서 이들 물품을 일반 휴대폰 (관세 0%)으로 분류하는 안이 최종 승인돼, 8월7일자 EU관보 (European Journal)에 게재되었다고 밝혔다.

그 동안 휴대폰에 TV 수신기능이나 GPS(위성항법장치) 기능 등이 부가되는 경우, 이를 여전히 휴대폰(관세 0%)으로 보는 한국의 입장과 각각 TV(관세 14%) 및 GPS(관세 3.7%) 등으로 취급해 관세를 부과하려는 EU와의 견해가 상충되어 왔다.

2008년도 한 해 동안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체는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EU 8개국에 DMB폰을 수출하면서 약1400만유로(250억원)의 관세를 부담한 바 있다.

다기능 휴대폰 분쟁발생은 지난해 4월 국내업체가 독일로 수출하는 DMB폰에 대해 독일세관 당국이 휴대폰(관세 0%)이 아닌 TV수신기(관세 14%)로 분류함으로써 분쟁의 발단이 됐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IT융합에 의한 다기능 휴대폰으로 EU시장 공략을 노리는 국내 휴대폰 업계로서는 EU의 이러한 부적절한 조치가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으며,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해 5월 관세청 관세평가분류원에 분쟁해결 지원을 요청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되기에 이르렀다.

관세평가분류원(원장 윤승혁)은 기업의 HS분쟁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 지원하기 위하여 HIT팀을 구성, 1년 3개월여 동안 EU와의 양자협상, WCO 질의 및 상정과 더불어 정부 관련부처와의 공조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하여 분쟁해결을 모색한 끝에 최종 결론을 이끌어냈다.

관세청은 다기능 휴대폰 외에도 남아공과의 덤프트럭, 폴란드와의 Drive IC, 베트남과의 LCD모듈, 필리핀, 중국과의 휴대폰용 카메라 모듈 등 현재 총 4건의 HS분쟁 물품에 대하여 컨설팅 중이며, 이들 물품에 대해서도 성공적인 타결을 위하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타결로 인해 우리나라 업체가 지난 해 이미 납부하고 돌려받을 수 있는 관세 환급액만 820만유로(약1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EU회원국 수출(예정)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8700만유로(1560억원)의 관세부담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향후 우리나라 업체의 유럽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시장경쟁력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