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반응, 백신과 연관 없다” 발언 두고 경찰 내부 논란 커져
“이상반응, 백신과 연관 없다” 발언 두고 경찰 내부 논란 커져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5.0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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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청 직장협의회 “사실상 접종 강요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일부 경찰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접종하고 중환자실로 들어갔으나 당국이 “이상반응은 백신과 연관 없다”고 발표하면서 경찰 내부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접종을 강요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북경찰청 직장협의회 측 관계자는 관련 보도가 나간 이후 경찰 내부에서 큰 동요가 있었고, 이상 반응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AZ 백신을 접종받는 것에 대해 큰 불안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협의회 측 관계자는 “전북 외 일부 지역에서는 부서별로 경찰관들의 접종률이 낮을 경우 관리자가 이를 거론하는 사례도 발생했다”면서 “이는 ‘사실상 강요’라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 내부에서 이 같은 반발이 발생한 것은 앞서 지난 3일 전북경찰청 김제경찰서 소속 A 경감(55)이 백신을 맞은 후 마비 증상 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사실이 알려졌으나 경찰 간부 B씨가 “백신과 마비 간의 인과관계는 없다는 게 의료진의 소견”이라고 언급하면서다.

해당 간부는 “A 경찰관은 평소 부정맥을 앓고 있었다”면서 “AZ 백신으로 인한 이상 질환이면 동맥에 혈전이 발생해야 한다. 그러나 A 경찰관은 정맥에 이상이 생겼다”는 의료진의 소견을 전했다.

경찰 내부에서는 보건 당국의 역학조사 전 일부 의료진의 개인적 소견을 토대로 백신과의 연관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잘못된 처사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경찰관들은 “맞으라고 강요해놓고 잘못되면 각자 책임이다”, “권유는 했으나 강요는 안 했다” 등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발생해도 개인의 책임이라는 식의 항의성 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실제로 한 SNS 게시판에는 “그럴 줄 알았다. A 경감 건강한 사람이었는데 관련 없다고 하다니…”, “관련 없다고만 하면 다인가. 참 기가 막힌다” 등 비판적 댓글이 줄을 이었다.

앞서 김창룡 경찰청장이 지난달 26일 화상회의에서 전국 시·도경찰청장들에게 직원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라고 지시하면서 경찰 지휘부가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요’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편, 전북도 보건당국은 오는 5일 A 경감의 백신 접종 이상 증세와 백신 연관성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각적인 역학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관성 여부에 대한 질병관리청 발표는 다음 주 초중반 정도에 발표될 전망이다.

마비 증세를 보였던 A 경감은 현재 오른쪽 팔과 발을 천천히 움직이는 등 조금씩 호전된 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밖에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C 경찰관(50대)이 백신을 접종하고 안면마비와 함께 뇌출혈 의심 증상으로 쓰러졌으나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또 일산서부경찰서 소속의 경찰관(50대)도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