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은융합-정유편<종합>] 정유4사 CEO, 전통사업에 '친환경' 장착
[살길은융합-정유편<종합>] 정유4사 CEO, 전통사업에 '친환경' 장착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5.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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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너지 '조경목'- 주유·충전소 친환경·플랫폼 사업 속도
GS칼텍스 '허세홍'- 미래형 주유소 전환 신사업 모색 박차
에쓰오일 '알카타니'-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 FCI 투자계약
현대오일 '강달호'- 재생가능 에너지, 친환경 플랫폼 전환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정유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왼쪽부터)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후세인 알 카타니(Hussain A. Al Qahtani) 에쓰오일(S-OIL)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사진=각사]
(왼쪽부터)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 후세인 알 카타니(Hussain A. Al Qahtani) 에쓰오일(S-OIL) 대표,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 [사진=각사]

국내 정유4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존 전통사업에서 벗어나 친환경 중심의 신사업에 집중한다. 정유사 CEO들의 포트폴리오 확장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정유4사 CEO는 그동안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신사업에 과감히 투자했다.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전기, 수소, 태양광, 주유소 방문객 서비스 등 에너지를 활용한 전방위 사업 확대를 꾀한다. 특히 조 사장은 올해 들어 SK주유소·충전소를 활용한 친환경·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1월 서울시와 손잡고 SK주유·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설비와 전기차 충전설비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보급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또 SK에너지는 전기차 충전소·충전기 확대 설치·운영도 검토 중이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 충전소 37개소에서 충전기 40기를 운영 중이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지난 2019년 취임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주문, 미래 신사업에 대한 밑바탕을 다지고 있다. 특히 허 대표는 취임 첫 행보로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기술연구소를 찾아 올레핀생산시설(MFC; Mixed Feed Cracker)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수를 주문했다. MFC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납사, 액화석유가스(LPG), 부생가스 등을 원료로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 약 43만제곱미터(㎡) 부지에 MFC 건설을 위해 2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이곳 MFC가 완성되면 연간 에틸렌 70만톤(t), 폴리에틸렌 50만t을 생산할 수 있다.

또 GS칼텍스는 기존 주유소를 전기차 충전 등 미래형 주유소로 전환하며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모빌리티 인프라와 생활 서비스를 결합한 ‘에너지플러스(Energy Plus)’ 브랜드를 론칭했다. 이후 GS칼텍스는 현대자동차그룹 등 모빌리티 기업과 협력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GS칼텍스는 지난 3월 기아와 전기차 초급속 충전기 설치 투자와 사용 계약을 체결하는 등 최근까지도 활발한 협력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후세인 알 카타니(Hussain A. Al Qahtani) 에쓰오일(S-OIL) 대표도 신사업 확장을 통해 새로운 활로 모색에 앞장서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를 위해 지난 3월 수소경제의 핵심인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이자 한국-사우디아라비아 합작기업인 FCI(Fuel Cell Innovations)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알 카타니 대표는 기존 주유소를 거점으로 한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카카오페이와 제휴해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카카오페이 결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공유 전기 자전거 ‘일레클(elecle)’과 제휴해 일레클존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초대형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파주 운정드림 주유소·충전소’를 오픈했다. 이곳은 기존 4개의 주유소·충전소를 약 3000평의 부지의 초대형 주유소·충전소로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며 실행력을 높이고 있다. 강 대표의 최종 목표는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재생 가능한 에너지(RE; Renewable Energy),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 플랫폼으로 전환이다. 강 대표는 오는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t 생산을 목표로 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오는 2030년 화이트 바이오 100만t 생태계 구축 목표도 세웠다. 친환경 화학·소재 분야에서는 올해 11월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프로젝트 상업가동을 목표가 차질없이 진행 중이다. HPC는 정유공장 중질잔사유를 원료로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하는 석유화학 설비다.

강 대표는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유소를 거점으로 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플랫폼 구축 등 친환경 변화를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3월 주유소 환경개선 활동인 ‘블루클린’을 영업본부 차원의 친환경 경영으로 확대하고 물류센터 내 유휴 부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 등을 진행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정유업계는 점차 미래 먹거리 사업을 모색하며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며 “현재 정유사업의 이익 극대화와 함께 앞으로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