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검승부] 비빔면 삼대장 "올해 계절면 승자는 나야 나"
[찐검승부] 비빔면 삼대장 "올해 계절면 승자는 나야 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4.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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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억원' 비빔면 시장 7년 새 123% 성장
팔도비빔면 대세 속 진비빔면·배홍동 추격
비빔면 삼대장으로 불리는 팔도비빔면, 오뚜기 진비빔면, 농심 배홍동. [사진=각 사]
비빔면 삼대장으로 불리는 팔도비빔면, 오뚜기 진비빔면, 농심 배홍동. [사진=각 사]

기온이 점차 올라가면서 계절면 대표 격인 ‘비빔면’ 경쟁은 무척 치열한 상황이다. 라면업계 1위지만 계절면 시장에선 다소 맥을 못 춘 농심이 신제품 ‘배홍동’을 조기에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지피자, 최강자인 ‘팔도비빔면’과 오뚜기 ‘진비빔면’이 마케팅에 본격 나서면서 비빔면 삼대장의 올 여름 승부에 업계 관심은 집중되는 모습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름을 앞두고 계절면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전망이다. 팔도와 오뚜기, 농심 등 비빔면 삼대장은 꾸준한 성장세인 국내 비빔면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자 일찍부터 마케팅 경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국내 비빔면 시장규모(소매점 기준)는 2014년 672억원에서 2018년 1318억원, 지난해 1400억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예상규모는 1500억원으로, 7년 새 123%나 상승했다.     

◆최강자 팔도비빔면 "우리가 원조"

팔도비빔면은 명실상부 국내 비빔면 시장 최강자다. 팔도가 1984년 업계 처음으로 출시한 비빔면 원조답게 새콤달콤한 풍미와 쫄깃한 면발이 소비자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지난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달성했다. 우리나라 인구를 약 5000만명으로 계산하면, 국민 1명당 2개꼴로 먹은 셈이다. 비빔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60%(업계 추정치)에 달한다. 

팔도비빔면 매력은 ‘액상스프’에 있다. 일반적인 분말스프와 달리 엑기스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제조한다. 감칠맛과 매운맛, 고소함을 배가시키고자 2017년부턴 순창고추장으로 베이스를 바꾸고, 통참깨 참기름을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맛 개선도 매년 하고 있다.

팔도는 이와 함께 소비자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고자 중량을 20% 늘린 ‘팔도비빔면 1.2’와 ‘괄도네넴띤’, ‘BB크림면’은 물론 전용 소스인 ‘팔도비빔장’을 내놨다. 올해엔 가격인상 없이 액상비빔스프 8그램(g)을 증량한 한정판 ‘팔도비빔면 8g+’를 기획하고, 배우 정우성을 모델로 앞세워 인기몰이 중이다. 

팔도 관계자는 “35년 전통 액상소스의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해 원조 비빔라면으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오뚜기 진비빔면 "대항마 자리매김"

오뚜기의 대표 계절면은 ‘진비빔면’이다. 지난해 3월 출시해 1년이 채 안 된 약 9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5000만개를 팔아치우며 여름 계절면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오뚜기는 이전에 ‘메밀비빔면’과 ‘함흥비빔면’, ‘진짜쫄면’ 등 다양한 계절면을 지속적으로 내놓았지만, 팔도비빔면의 아성에 번번이 가로막혀 별다른 재미를 못 봤다. 

어느 마트에 비빔면 등 라면 제품들이 진열된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 비빔면 등 라면 제품들이 진열된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오뚜기는 절치부심 끝에 기존 메밀비빔면보다 양을 20% 증량하고 태양초의 매운맛에 사과와 타마린드양념소스로 특유의 톡 쏘는 새콤달콤한 맛을 더한 진비빔면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특히 진비빔면 광고모델로 외식사업가이자 대중들에게 친숙한 백종원을 발탁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단기간에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올린 신의 한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에 이어 백종원을 앞세워 진비빔면의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 올려 팔도비빔면의 대항마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겠단 계획이다. 이미 지난 3월부터 신규 광고를 내보내고 다양한 레시피를 홍보하는 한편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전개 중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상큼하면서 시원한 매운맛으로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리는 ‘진플렉스(FLEX)’ 레시피로 진비빔면 만의 차별화한 맛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농심 배홍동 "비장의 카드, 주도권 쥔다"

농심은 그간 라면업계 1위라는 위상과 달리 계절면 시장에선 약체로 평가받았다. ‘찰비빔면’, ‘도토리쫄쫄면’, ‘칼빔면’ 등 특색 있는 계절면을 꾸준히 시장에 내놨지만 기대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일부는 단종시키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소 분위기가 다른 상황이다. 농심은 라면업계 톱(Top)3 중 가장 이른 지난 2월 신제품 ‘배홍동’ 출시를 예고하면서 비장의 카드라고 자평할 정도로 계절면 시장 공략 의지를 내비쳤다. 

배홍동은 ‘비빔장’에 초점을 맞춘 계절면이다. 농심은 오랜 시장조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비빔면 구매 포인트가 ‘맛있는 비빔장’에 있다고 판단하고, 별도의 TF팀을 구성해 1년여 간 전국의 비빔국수 맛집을 샅샅이 찾아다니며 비빔장 개발에 매진했다. 소스 주재료는 이름 그대로 배와 홍고추, 동치미다. 이들 재료를 최적의 비율로 혼합해 깔끔하면서 달콤하고, 시원하면서 새콤함을 배가했다. 소스 양은 경쟁사보다 20%가량 더 넣어 넉넉하게 맛볼 수 있도록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했다. 

일단 반응은 성공적이다. 지난 3월11일 첫 출시 이후 프로모션을 활발히 진행하면서 4주 만에 700만개가 팔렸다. 한시적이지만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였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비빔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영업·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 비빔면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