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서로 "백신 불안 조장"… 네 탓 공방에 정부 골머리
여야, 서로 "백신 불안 조장"… 네 탓 공방에 정부 골머리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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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야당, 끊임없이 백신 불안 조장… 정쟁 멈춰야" 비난
국민의힘 "가짜뉴스는 여당이… 편향 외교로 국민 건강 위협"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문 외교부 2차관이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안정 상황을 두고 여야가 서로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먼저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3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백신 수급 불안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사실에 기초해서 불안을 불식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실제 민주당은 전체적으로 봤을 때 정부의 상반기 접종 목표가 대체로 차질 없이 달성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원내 백신수급점검단이 구성됐는데 회의를 정례화할 필요가 있고 공개적인 백신 수급 관련 당정회의 개최의 필요성에도 공감했다"며 "국민 불안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민주당의 점검을 강화하고 당정 간 협의를 상시 진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강선우 대변인도 이날 서면 회견을 통해 "야당은 끊임없이 백신 불안을 조장하는 백신의 정쟁화를 멈춰달라"며 "코로나19 집단면역 달성은 소모적인 정쟁의 문제가 아니라 막중한 민생과 정책의 문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강 대변인은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때 하루라도 빨리 국민의 일상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 여러분께서는 정부를 믿고 방역과 거리두기 수칙을 더욱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정부에선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실시한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상황점검회의에서 "일각에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토대로 백신대란, 도입지연, 접종차질 등을 지적하며 국민께 과도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는 바 절대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홍 대행은 "지난 2월 26일 첫 백신 접종을 시작한 지 57일 만인 어제 기준으로 203만5549명의 국민께서 접종을 받아 백신 접종자가 200만명을 돌파했다"며 "정부는 '4월 말까지 300만명, 6월 말까지 1200만명 접종 목표'를 세우고 백신 접종 중이고, 현재까지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야당은 되려 여권이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있다며 백신 수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편향된 외교 행보가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미국을 향해 백신 지원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사실상 우리의 요청을 거절했다. 이런 미국의 태도는 정부의 외교전략에 비춰보면 예고된 참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편향된 외교관, 아마추어(초보)적 외교관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 국민"이라며 "훌륭한 외교력을 발휘했다면 미국이 이렇게 냉정하게 백신을 거절하는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부각했다.

또 "문 대통령은 '백신 수급 불안보다 큰 문제는 더딘 접종'이라며 백신의 신속한 접종을 지자체에 요구했는데, 백신 확보의 실패를 덮기 위해 엉뚱한 곳에 호통치는 본말전도"라며 "상황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인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성일종 비상대책위원은 홍 대행을 거론하면서 "대정부질문에서 '가짜뉴스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 중'이라고 했지만, 가짜뉴스는 정부·여당이 퍼뜨리고 있다"며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화이자·모더나가 계약을 맺자고 재촉하고 있다'고 했지만, 가짜뉴스였다"고 몰아붙였다.

덧붙여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모더나 CEO(대표)와 화상 통화를 하고 '2분기부터 2000만명 분량의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고 홍보했지만, 가짜뉴스였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성 위원은 또 "문 대통령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백신 접종 시기와 집단면역 형성 시기를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은 오히려 더 빠를 것'이라고 했지만, 가짜뉴스였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노바백스 백신 완제품이 출시되는 6월부터 3분기까지 2000만 도스를 우리 국민을 위해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지만 가짜뉴스였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정의용 외교부 장관에 대해선 "지난 20일 국회에서 '미국과 백신 스와프를 진지하게 협의 중'이라고 했지만, 가짜뉴스였다"며 "국민을 지금까지 속이고 야당의 정당한 비판을 가짜뉴스로 몰아붙이면서 혹세무민하지 말라"고 질타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