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해외직접투자 2.6조…외국인투자유입 400억뿐
반도체, 해외직접투자 2.6조…외국인투자유입 400억뿐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4.1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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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자리 7만2000개 해외로 유출…각종 규제 요인

지난해 반도체 해외직접투자는 2조6000억원이었지만 외국인투자유입은 400억원에 그쳤다. 해외직접투자 급증과 외국인투자유입 감소는 일자리 유출로 이어졌다.

19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에 따르면,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ODI) 및 외국인직접투자(FDI) 통계를 바탕으로 직간접 일자리 유발 효과를 추정주한 결과 지난해 제조업 일자리 7만2000개가 해외로 빠져나갔다.

한경연 측은 “일자리 7만2000개를 유출이 없었다면 작년 실업률은 4.0%에서 3.7%로 0.3%p 개선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0년간 제조업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국내로 유입되는 외국인투자를 크게 압도하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대거 유출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2011~2020년 제조업의 해외직접투자는 연평균 12조4000억원에 달했던 반면 외국인 직접투자는 해외직접투자의 절반도 안 되는 연평균 4조9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제조업의 직접투자 순유출액(FDI-ODI)은 연간 7조5000억원 발생했고 이로 인해 직간접 일자리가 매년 4만9000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누적으로는 49만1000개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2020년 기준 해외직접투자는 반도체 2조6000억원, 전기장비 2조3000억원, 자동차 2조20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직접투자는 반도체 400억원, 전기장비 900억원, 자동차 4400억원으로 저조했다.

2020년 노동규제 부문 경제적 자유도 순위.[그래프=한경연]
2020년 노동규제 부문 경제적 자유도 순위.[그래프=한경연]

이로 인한 직간접 일자리 유출 규모는 전기장비 15만5000명, 자동차 14만5000명, 식료품 9만3000명, 의약품 5만1000명, 반도체 4만9000명 순이다. 2011년에 비해 많게는 37.6배 높았다. 한경연 관계자는 “직접투자 순유출액이 높은 업종 중에서도 취업유발효과가 상대적으로 높은 전기장비, 자동차, 식료품 등의 일자리 유출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각종 기업관련 규제 중에서도 경직적인 노동시장이 국내 투자와 고용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레이저 연구소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규제 관련 경제자유도 순위는 162개국 중 145위다. WEF의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도 한국은 조사대상 141개국 중 97위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해외투자의 증가를 나쁘게 볼 것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만큼 국내 투자유입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 문제”라며 “점점 악화되는 국내 실업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직적 노동시장, 각종 규제 때문에 해외로 빠져나가는 일자리는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