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데…" 작년 자녀 사칭한 메신저피싱 '급증'
"엄마 난데…" 작년 자녀 사칭한 메신저피싱 '급증'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4.15 12: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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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 사칭 메신저피싱 피해액 1년새 9.1%↑…대부분 50~60대
모바일·인터넷뱅킹 통한 피해금 이체 비중 늘고 있어 유의해야
최근 자주 발송되는 메시지 내용 및 사기수법(예시). (자료=한은)
최근 자주 발송되는 메시지 내용 및 사기수법 예시. (자료=금감원)

#. "엄마, 나 지금 휴대전화가 고장 났는데 온라인 문화상품권을 구입해야 해. 이 아이디로 메신저 친구 추가하고 주민등록증 사진 좀 찍어보내줘."

작년 자녀를 사칭한 메신저피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년층인 50~60대가 전체 메신저피싱 피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보이스피싱 피해금액 및 피해건수는 각각 2353억원 및 2만5859건으로, 1년 전 대비 4367억원(65.0%) 및 4만6629건(64.3%) 감소했다. 

하지만 가족과 지인 등을 사칭한 메신저피싱 피해액은 같은 기간 9.1% 증가했다. 이에 따라 메신저피싱 피해가 전체 피해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대비 10.8%p 늘어난 15.9%였다. 특히 작년 메신저피싱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50대(43.3%) 및 60대(42.5%)가 전체 메신저피싱 피해의 85.8%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또,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한 피해금 이체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점도 우려해야 할 부분이다.  

작년 피해금 이체 채널별 비중은 모바일·인터넷뱅킹이 75.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창구·ATM(13.5%)과 텔레뱅킹(4.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모바일·인터넷뱅킹을 통한 이체 비중은 2016년 42.1%에서 작년 75.2%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창구·ATM을 통한 이체는 같은 기간 35.5%에서 13.5%로 감소했다.

한편, 대출빙자형 사기의 경우 40~50대 남성이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대출빙자형 사기 피해금액은 성별로는 남성 비중이 61.2%로 여성(38.8%)보다 높았고, 연령별로는 40~50대 비중이 65.0%로 가장 높았다. 성별·연령별 비중을 모두 고려할 경우 40~50대 남성 피해자가 38.7%로 가장 높았다. 

사칭형 사기는 50~60대 여성이 가장 취약했다. 

작년 사칭형 사기 피해금액은 성별로는 여성 비중이 64.5%로 남성(35.5%)보다 높고, 연령별로는 60대 이상 비중이 48.3%로 가장 높았다. 성별·연령별 비중을 함께 고려했을 때, 50대 여성과 60대 여성이 각각 28.4%, 27.1%로 가장 높은 수준을 차지했다. 

금감원은 취약계층별·연령대별 맞춤형 홍보를 통해 보이스피싱 피해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50~60대 여성에 대해서는 언론·매체 등을 활용해 사칭형(특히 메신저피싱) 사기에 대한 실제 피해사례 및 대처요령을 집중 홍보할 예정이다. 40~50대 남성의 경우에는 금융회사에 인스타그램·페이스북 등 소통채널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예방 및 대처요령 등을 집중 안내토록 지도할 방침이다.

금융이용자에 대한 보이스피싱 정보 제공 및 경보도 발령한다. 

금감원은 홈페이지 내 '보이스피싱 지킴이'에 연령별·성별·피해유형별 사례를 게시하고, 보이스피싱 증가 우려가 있거나 신종 수법이 출현할 경우 즉시 소비자경보를 발령해 피해 확산을 예방할 계획이다.

또 금융회사에 보이스피싱 예방 및 대응체계 강화를 지도하고, 금융위·과기정통부·방통위·경찰청 등과 수시·정기적으로 보이스피싱 경고 문자메시지를 함께 발송한다. 검찰·경찰 등 수사기관과도 보이스피싱 피해사례 등 정보를 공유해 공조를 강화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메신저피싱 문자메시지가 무차별적으로 발송되고 있고, 이로 인한 피해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메신저피싱 사기 수법 및 대응 요령을 숙지하고 유의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보이스피싱 피해를 당한 경우 지체없이 금감원이나 경찰청 및 해당 금융회사 등에 신고해 지급정지를 신청하고, 보이스피싱에 관한 문의나 상담이 필요한 경우 금융감독원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문의하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