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 "더 나은 미래로 나갈 시점"…SKT '인적분할' 추진
박정호 "더 나은 미래로 나갈 시점"…SKT '인적분할' 추진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4.14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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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Digital Infra 컴퍼니'와 '‘CT 투자전문회사'로 분할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지난달 3월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된 주주총회에 참석한 모습.(사진=SK텔레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가 지난달 3월 본사 T타워 수펙스홀에서 온라인으로 중계된 주주총회에 참석한 모습.(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AI & Digital Infra 컴퍼니’(존속회사)와 ‘ICT 투자전문회사’(신설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 기업가치를 온전하게 평가받고 신사업 진출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함이다. SK텔레콤은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연내 분할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래 지향적인 기업가치를 반영한 새로운 회사명도 준비 중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14일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타운홀 행사를 열고 “지금까지 구성원들의 노력으로 잘 키워온 SK텔레콤의 자산을 온전히 평가받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시점”이라며 “분할 후에도 각 회사의 지향점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번 인적분할의 취지는 통신과 더불어 반도체, New ICT(정보통신기술) 자산을 시장에서 온전히 평가받아 미래 성장을 가속화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1위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을 분리해 각 영역에 적합한 경영구조와 투자기반을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반도체와 New ICT 사업을 확장하고 주주들에게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이 100조원에 이르며 코스피(KOSPI) 상장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2위에 올라있다. SK텔레콤 5G 가입자는 올해 2월 기준 약 635만명(점유율 약 46.5%)으로 업계 선두다.

또 SK하이닉스를 제외한 New ICT 사업(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은 지난해 SK텔레콤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24%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원스토어, ADT캡스 등 New ICT 자회사들의 IPO(기업공개)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존속회사인 AI & Digital Infra 컴퍼니는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독형서비스 등 신사업으로 확장한다. 인공지능(AI)은 현재 SK텔레콤의 서비스, 상품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분할 후에도 SK ICT 전 영역을 이끄는 코어 기술로 자리 잡게 된다.

존속회사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5G 유망산업에서 미래 수익을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또 AI, 디지털 인프라 등 혁신기술 개발에 지속 투자해 ICT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ICT 투자전문회사는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적극 투자한다. 과거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구 도시바메모리) 투자,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를 진행했을 때보다 더 활발한 투자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New ICT 자회사들의 IPO를 적극 추진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고 ‘수익창출-재투자’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예정이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은 생활 전반의 편의를 제공하는 라이프 플랫폼 기업을 지향한다.

SK텔레콤은 이번 분할을 통해 주주들이 존속·신설회사의 사업성과와 투자현황을 좀 더 분명하게 파악하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도 여러 기회를 통해 주주들과 적극 소통할 예정이다. 특히 SK텔레콤은 일각에서 제기된 신설회사와 지주사 SK의 합병설에 대해서는 “합병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분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은 SK텔레콤 목표 주가를 속속 상향하고 있다. 일각에선 분할 후 존속회사와 신설회사의 합산가치는 약 3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신아일보] 장민제 기자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