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작년 한국서 실적주춤…'28㎓ 시장' 노린다
화웨이 작년 한국서 실적주춤…'28㎓ 시장' 노린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4.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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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웨이 지난해 매출·영업익 동반하락
5G 장비시장 중 28㎓ 부문, B2B 사업 집중
화웨이 로고.
화웨이 로고.

작년 글로벌 시장에서 선방한 중국 화웨이가 우리나라에선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8기가헤르츠(㎓) 등 새로운 5G(5세대) 이동통신 시설투자가 본격화되지 않은데다가 국내 다수 통신사들이 보안이슈로 화웨이 장비도입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탓으로 해석된다. 한국화웨이는 28㎓ 5G 장비시장과 함께 앞으로 확대될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웨이기술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2.66% 감소한 4069억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6.1% 줄어든 167억원을 기록했다.

지배회사인 중국 화웨이가 작년 미국의 견제 속에서도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시장에선 약세를 보인 셈이다. 중국 화웨이의 작년 매출(8914억위안)과 순이익(646억위안)은 전년 대비 각각 3.8%, 3.2% 증가했다.

일각에선 화웨이에 대한 보안이슈와 미국의 제재가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실제 LG유플러스를 제외한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5G 시설투자 과정에서 보안이슈가 발생한 화웨이의 장비 도입을 꺼렸다. 다만 작년 노키아와 에릭슨의 매출도 전년대비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국내 이통사들의 5G 시설 투자감소가 화웨이 부진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화웨이 관계자는 “LG유플러스 외 화웨이 장비도입을 꺼린 부분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이통사들이 정부 계획대로 5G 투자를 진행 중이지만 28㎓ 구축은 아직 계획을 수립 중인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국화웨이는 28㎓ 등 남은 5G 장비시장에 집중하는 한편 또 다른 B2B 통신시장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디지털 뉴딜’ 정책에 기대 중이다. 통신사가 아니지만 자체 통신망을 구축하는 기업 또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업체들이 신규 고객사로 떠오르기 때문이다. 

화웨이 관계자는 “28㎓ 망구축을 계획 중인 이통사들이 불러준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통신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들도 5G 기반 비즈니스를 준비 중인데, 이 기업들도 장비를 필요로 할 것”이라며 “그런 시장에 참여해 협력해 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손루원 한국화웨이 대표도 지난 1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28㎓ 대역 장비 추가 구축에 대해 “한국의 통신사들과 협력을 강화해 더 많은 한국 고객과 사회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5G 망 구축 과정에서 다른 이통사들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긴 힘들 것으로 내다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호환성 문제도 있고 이통사들은 기존 구축한 3.5㎓ 대역 장비 제조사들과 협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2~3년 전 화웨이 5G 장비의 성능이 좋다고 알려졌지만 현재도 그런지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