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삼성생명, '금 무역펀드' 환매 연기 법적 공방
NH투자·삼성생명, '금 무역펀드' 환매 연기 법적 공방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4.14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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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무역업체 대출금 상환 지연…현지 운용사 소송도 준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 (사진=신아일보 DB)

금 무역금융펀드와 연계된 투자상품의 환매 연기가 길어지며 판매사인 삼성생명과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사인 NH투자증권이 법정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14일 삼성생명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유니버설 인컴 빌더 펀드 연계 DLS' 환매 연기와 관련해 작년 말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 상품의 기초자산은 홍콩 자산운용사 웰스 매니지먼트 그룹(WMG) 등이 금을 거래하는 무역업체에 신용장 개설에 필요한 단기자금 대출을 제공하고, 이자수익을 받는 구조로 설계된 '유니버설 인컴 빌더 펀드'다. NH투자증권은 이를 기초자산으로 610억원어치 DLS를 발행했고, 그 가운데 530억원이 삼성생명을 통해 판매됐다.

작년 8월 코로나19 사태로 무역업체가 자금 경색을 겪으며 대출금 상환을 늦춘 데 따라, NH투자증권은 펀드 환매가 연기됐다는 내용을 삼성생명에 전달했다. NH투자증권은 당시 올해 5월까지 펀드를 환매하겠다고 일정을 조정했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삼성생명은 고객 보호를 위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50%를 선지급한 상태다. 현재까지 정상적인 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고객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기일은 지정되지 않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금 신용장 펀드는 오래전부터 발행됐던 상품인 만큼 구조 자체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지만, 작년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무역업체가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서 펀드 환매가 연기된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홍콩 현지에서 법률회사를 선정해 펀드 운용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다.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현지 소송을 통해 펀드 투자금이 신속히 회수될 수 있도록 발행사로써 중간자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LS와 별개로 홍콩의 퍼시픽브릿지자산운용이 같은 기초자산으로 만든 펀드에 연계된 삼성생명 신탁 상품 '퍼시픽브릿지 골드 인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도 420억원가량 환매가 연기됐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