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 세모녀 살해’ 김태현, 범행 1주일 전부터 준비…"배신감 느꼈다"
‘노원 세모녀 살해’ 김태현, 범행 1주일 전부터 준비…"배신감 느꼈다"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1.04.0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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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으로 살인방법 검색도…김씨 "여자친구로 관계 발전 원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김태현(만 24세)이 피해자(큰딸) A씨가 연락을 끊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9일 김태현을 검찰에 송치한 후 노원경찰서에서 브리핑을 열고 “피해자가 연락을 차단하고 만나주지 않자 그 이유를 알고 싶고 화가 나고 배신감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태현은 지난해 온라인게임에서 피해자 A씨를 알게 됐다. 이후 몇 차례 함께 게임을 함께 하고 메신저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다 지난 1월께 세 차례 만났다.

하지만 지난 1월23일 김태현와 A씨는 말다툼을 했고, 다음날 A씨는 김태현에게 연락하거나 자신을 찾아오지 말 것을 통보했다.

경찰은 김태현의 지인들에 대한 조사를 토대로 두 사람이 연인관계는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조사에서 김태현은 연락을 하면서 연인 관계로 본격적으로 사귀는 것은 아니지만 여자친구로 발전시키면 좋겠다는 호감이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태현가 범행 전 피해자 주거지 인근에 한 차례 방문한 영상을 확보했지만, 범행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경찰은 김태현가 범행 일주일 전부터 이를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현은 살해 방법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했고, 자신이 평소 잘 쓰지 않던 아이디로 닉네임을 바꾼 뒤 A씨에게 말을 걸어 A씨가 업무 때문에 집을 비우는 시간대를 확인하고 범행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태현은 범행 준비를 마친 후 지난달 23일 퀵서비스 기사를 가장해 오후 세 모녀가 거주하는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 침입해 A씨의 여동생과 이어 귀가한 A씨의 어머니, A씨를 흉기로 살해했다.

김태현은 범행 후 A씨의 휴대전화에서 자신과 A씨가 공통으로 알았던 사람들의 연락처와 SNS 관계 등을 삭제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편, 김태현은 이날 서울 도봉경찰서 정문 앞에 설치된 포토라인에서 무릎을 꿇고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이렇게 뻔뻔하게 숨을 쉬는 것도 죄책감이 든다”며 “저로 인해 피해를 당한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노원경찰서는 김태현에게 △살인 △절도 △주거침입 △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를 적용해 서울북부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