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량 3개월째 감소…거래절벽 지속
서울 아파트 매매량 3개월째 감소…거래절벽 지속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4.08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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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월 대비 39% '뚝'…거래 줄며 매매 대기 물량도 증가
가격 급등 따른 피로감 및 공급대책 추진에 관망세 계속
서울시 서초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서초구 한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서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월보다 39% 줄며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팔려는 아파트 양은 전달 대비 18%가량 늘었지만 계속되는 가격 오름세로 인한 피로감과 함께 정부 공급대책 추진 영향으로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관망세를 돌아선 탓으로 풀이된다.

8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36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3857건 대비 38.6% 줄어든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작년 12월 7519건 이후 3개월째 감소세다. 다만, 실거래 신고일이 30일 이내여서 거래량은 추후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처럼 거래절벽이 지속되는 가운데, 팔리길 기다리는 매물은 계속 쌓이는 모습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대기 물량은 4만7500여 건이었다. 작년 12월 31일 4만400여 건에서 올해 1월  3만 9800여 건으로 약간 감소했지만, 이후 2월 4만1300여 건, 3월 4만7519건으로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2·4 부동산 대책 등 정부 공급시그널이 이어지면서 시장에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취득세와 공시가 인상 등으로 인해 다주택자들의 매매 수요가 줄었고, 실수요자 역시 집값 상승과 공시가 인상으로 매매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도 거래절벽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취득세와 공시가 인상 등으로 다주택자들의 투자목적 수요가 줄었다. 실수요자들도 공시가 인상으로 인해 갈아타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영끌하기에 규제도 많고 2·4대책이 발표되면서 무리해서 집을 사기 힘든 사람들은 기다리는 상황들이 맞물리며 거래량이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도 "매매는 작년 거래도 많이 됐고, 가격도 많이 오른 상황에서 2·4 대책 발표 등 공급시그널이 이어지며 관망세가 길어지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최근 둔화세를 보이는 아파트값 상승 폭과 관련해서는 보궐선거 이후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달 들어 신고가를 기록한 압구정 등 재건축에 대한 기대가 높은 주요 단지 위주로 다시 상승 폭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거래량 자체의 증가보다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재개발,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가격 상승세는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임병철 책임연구원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규제 완화에 대해 기대감을 불어 넣으면서 주요 재건축단지들도 꿈틀거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압구정 재건축 단지들을 중심으로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현대7차의 경우, 전용면적 245.2㎡가 8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날 압구정 현대2차 전용 160.29㎡도 54억3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세웠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시장 선거가 끝나고 압구정이나 목동 등에서 재건축 사업 기대감이 작용하면 시세를 주도할 수 있는 지역들이 나올 수 있고, 가격 상승 폭도 다시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김인만 소장도 "오세훈 시장이 제시한 한강 르네상스 공약으로 압구정 등 한강변 재건축 기대 단지들이 가격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