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서울·부산, 국민의힘 물결… 여야 모두 '재편' 불가피
[재보선] 서울·부산, 국민의힘 물결… 여야 모두 '재편' 불가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08 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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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민주당 꺾고 주도권 확보… 일제히 피해자에 위로
오세훈 "오늘부터 편한 마음으로 업무 복귀하도록 챙길 것"
박형준 "치르지 않아도 될 선거에 고통 받았을 여성께 위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오른쪽)가 각각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오른쪽)가 각각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에서의 승리를 예고했던 국민의힘은 예상보다 더 큰 표 차이로 압승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희망을 보게 된 반면 ‘박빙의 승부’를 공언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참패하면서 수세에 몰렸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기준으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은 57.70%,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39.06%다. 부산 광역단체장 보선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 62.67%, 김영춘 민주당 후보는 34.42%로 마감했다.

오 당선인은 “기뻐야 할 순간인데 저 스스로 정말 가슴 짓누르는 엄중한 책임감을 주체하지 못하겠다”며 “위중한 시기 제게 일할 기회 준 건 지금 산적한 과제를 능수능란하게 빠른 시일 내 해결해 고통 속에 계신 시민 여러분을 보듬으란 취지의 지상명령으로 받아들이겠다”고 소회했다.

아울러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행 피해자에게 “오늘부터 편한 마음으로 업무에 복귀해, 업무에 열중하도록 제가 정말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박 당선인도 “선거기간 내내 갖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고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 여러분의 그 마음, 시민을 섬기는 좋은 시정으로 보답하겠다”며 덧붙여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치르지 않아도 될 선거 때문에 선거 기간 내내 고통 받았을 피해 여성분께 새로 선출된 부산 시장으로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인사했다.

선관위는 이날 두 후보에게 당선증을 교부하고, 이들은 곧바로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반면 민주당의 두 후보는 모두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하고 자리를 떠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 총 투표율은 56.8%로, 서울은 58.2%, 부산은 52.7%로 마감했다.

이번 선거는 여당의 조직력이 여론의 공분과 정치 바람을 이기지 못했다는 걸 여실히 드러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사과보다는 네거티브(음해성) 공세에 치중했고, 사실상 물타기로 일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전국단위선거 4연승 기록에 흠집을 냈고, 여당은 물론 청와대 역시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반면 정국 주도권을 잡은 국민의힘은 여론을 힘입은 상태에서 대선 정국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 다음날 명예롭게 퇴직할 예정인 가운데, 주호영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에서 야권 재편을 꾀할 방침이다.

이 때문인지 국민의힘을 도왔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야권이 단일화를 하고, 시장 선거에서 승리해 정권교체 교두보 확보했다”면서도 “그렇지만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포함한 야권의 책임있는 분들이 정권 교체를 위해 혁신하고, 단합하고,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공을 내세웠다.

한편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여야 거물급 인사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다. 대통령 선거를 1년 앞둔 상황에서 입지가 줄어든 가운데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진 아직 의문으로 남았다.

반대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결별 후 얻었던 ‘컨벤션 효과(정치적 행사 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가중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국민의힘과 맞손을 잡을지, 제3지대를 구축할지는 윤곽이 나오지 않았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