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넓히는' 현대ENG, 리모델링 시장 '정조준'
'발 넓히는' 현대ENG, 리모델링 시장 '정조준'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1.04.0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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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철산 한신아파트' 수주로 진출 '포문'
건설업계 "업황 확대 전망…일감 확보 기회 늘어"
서울시 종로구 현대엔지니어링.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종로구 현대엔지니어링. (사진=신아일보DB)

현대엔지니어링이 정비사업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최근 창사 후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서울에서도 리모델링 사업 수주에 나서면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각종 규제로 인해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위축되면서 업계는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데, 이에 따라 리모델링 시장 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쌍용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4600억원 규모 '광명철산 한신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이 사업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한 첫 리모델링 사업이다.

이어 이달에도 서울시 송파구 '쌍용가락1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에 쌍용건설·대우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며 리모델링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리모델링 첫 수주를 발판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정비사업 분야 신사업으로 낙점하고, 앞으로 관련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시정비영업과 견적, 구조설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리모델링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올해 추가로 2~3개 단지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재개발과 재건축 시공 실적은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리모델링은 아직 경험이 없어 일단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앞으로 리모델링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진출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지 않은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재건축 건축물 허용 연한은 30년인 반면, 리모델링 건축물 허용 연한은 15년이다. 작년에는 6·17 부동산대책으로 2차 안전진단에 현장 조사가 포함되는 등 재건축 안전진단 규정도 강화됐다.

리모델링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작년 리모델링 시장 규모를 17조2930억원으로 추정했고, 오는 2025년에는 23조321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재건축은 리모델링보다 안전진단 등을 통화하기가 까다롭고, 허용 연한도 길다"며 "일부 조합 입장에서도 재건축 규제로 인해 리모델링을 선택하고 있으며 시공사도 이에 따라 시장 진출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모델링 진출에 대한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기존 재건축 시장 외 새로운 일감을 확보할 기회가 늘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태희 부연구위원은 "시공사 입장에서는 수주할 수 있는 사업이 늘어난다는 점에 긍정적일 수 있다"며 "수주 후 착공까지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실적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도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 진출은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리모델링을 기존에 추진하던 재건축·재개발과 함께 진행하며 사업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서종규 기자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