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은융합-게임편⑦] NHN 이준호 믿을맨 정우진, IT국가대표와 맞장
[살길은융합-게임편⑦] NHN 이준호 믿을맨 정우진, IT국가대표와 맞장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1.04.06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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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IT융합 게임사' 굳혀, 넥슨‧엔씨 아닌 네이버‧카카오와 '대결'
클라우드‧결제‧커머스 3대 신사업 앞세워 고포류 게임 이미지 벗어
비중 추락 게임 히든카드로 '미드코어게임' 선회…캐주얼게임 '멈춤'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게임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NHN 이준호 회장(왼쪽)과 정우진 대표(오른쪽).(사진=NHN)
NHN 이준호 회장(왼쪽)과 정우진 대표(오른쪽).(사진=NHN)

이준호 NHN 회장의 ‘믿을 맨’ 정우진 대표가 게임사가 아닌 IT 국가대표 기업들과 맞장을 뜬다. 원조 ‘IT융합 게임사’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게임 외 신사업 확장에 역량을 집중한다. 비중이 추락한 게임 사업에도 수익성 확대를 위한 변화를 가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준호 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NHN을 이끌고 있는 정우진 대표는 올해 △클라우드 △결제 △커머스 등 3대 신사업을 핵심으로 네이버, 카카오 등 모든 IT기업들과 경쟁을 펼친다.

이 회장은 NHN 전신인 네이버처럼 게임사업보다 생활밀접 IT융합사업 비중을 높였고, 이를 이끌 적임자로 20여년을 함께 해온 정 대표를 선택했다. 정 대표는 2014년 30대 후반 나이에 대표에 올라 게임사 NHN을 IT기업 이미지로 완전히 변모시켰다.

정 대표는 고포류(고스톱‧포커류) 게임 중심의 NHN 이미지를 벗긴 만큼 다양하게 뻗친 IT융합 신사업에서 이제 성과를 올려야 한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2018년 매출 1조원을 처음 넘어선 이후 3년 연속 최대실적을 갈아치웠다.

게임 외 신사업 확장이 주효했다. 2014년 매출 90%에 달했던 게임 비중은 2020년엔 30%가 채 안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경우 게임 매출은 감소한 반면 간편결제, 클라우드, 커머스 등의 사업은 모두 30%가량 성장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정 대표는 올해 신사업 수익성에 더욱 힘을 쏟을 방침이다. 우선 클라우드 사업에선 2025년까지 연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최근엔 판교, 김해, 광주에 이어 순천에도 공공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 삼성SDS, SK(주)C&C 등을 제치고 국내 대표 클라우드 서비스 자리를 꽤 찰 예정이다.

또 결제사업에선 페이코를 전면에 내세워 네이버, 카카오와도 전면 승부를 펼친다. 특히 페이코는 올해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역량을 집중한다. 2019년 마이데이터사업 주관사로 선정된 NHN은 올해 본허가를 획득, 서비스를 정식 출시했다. 오프라인 결제영역도 올해 확대하기 위해 인프라를 지속 구축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커머스 사업도 강화한다. 아시아 지역을 담당하는 자회사 NHN고도와 NHN에이컴메이트를 중심으로 거래액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이커머스 사업은 누적거래액이 3조원을 넘었다. 특히 최근엔 콘텐츠 사업 확대를 위해 웹툰 제작업체 스튜디오 우기에 3억원을 투자, 지분 15%를 확보했다.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네이버, 카카오와 한판승부를 벌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그렇다고 비중이 줄어든 게임을 버리지는 않는다. 대신 색깔을 완전히 바꾼다. 고포류 중심이던 캐주얼 게임 개발 프로젝트는 멈추고 미드코어 게임에 전념한다. NHN 관계자는 “미드코어 게임 ‘프로젝트 나우’를 하반기에 내놓겠다는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장르를 다각화해 총 5개의 신작을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이후 매출이 지속 줄고 있어 매각 후문까지 돌았던 게임사업의 히든카드 ‘미드코어게임’이 관심을 받을지 최대 관심사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정우진 대표가 게임사답지 않게 무리하게 사업 분야를 넓힌 것이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처럼 성과가 계속 확대된다면 게임사 변천의 모범답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NHN 사옥 '플레이뮤지엄' 전경.(사진=NHN)
NHN 사옥 '플레이뮤지엄' 전경.(사진=NHN)

[신아일보] 송창범 기자

kja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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