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D-1] 물심양면 도운 대권주자들… 결과에 '미래' 걸렸다
[재보선 D-1] 물심양면 도운 대권주자들… 결과에 '미래' 걸렸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0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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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참패·신승 시 책임 불가피… 대권가도 타격
유승민 "배수진 치고 기다렸다"… 마지막까지 사활
윤석열, 여당 승리 땐 컨벤션 흔들… '제3지대' 구상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4·7 재·보궐 선거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던 일부 차기 대권주자도 개표 결과에 따라 거취도 갈릴 전망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6일 의원총회에서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를 언급하면서 "당시 저는 (새천년민주당) 대변인으로, 투표 당일에도 중앙당을 지켜야 할 처지였다"며 "주민등록상 지역구가 전라남도 영광이라 (투표하러) 다녀오려면 반나절 이상이 필요했다"고 소회했다.

그러면서 "한 표 차이로 진다면 내가 고향에 가지 않은 것 때문일 것 같다는 고민에 중앙당을 비워두고 비행기를 타고, 승용차를 갈아타고 투표를 하자마자 다시 돌아와 투표 마감시간에 중앙당에 정위치했다"며 "돌아오면서 '한 표 차이로 이긴다면 내 덕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한 표 차이로 이긴다면 여러분 덕분이란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주위에 투표 참여를 독려해 달라"며 "투표가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북돋았다.

이 위원장은 선거 전날인 이날도 부산과 서울을 넘나들면서 전방위 유세 지원에 나섰다.

이번 선거 결과에 가장 큰 책임질 여당 인사 중 한 명은 이 위원장이다. 선거 결과에 따라 답보 상태인 대권주자 선호도도 반등하느냐, 더 하락하느냐 기로에 선 상황이다. 특히 이 위원장은 전임 여당 대표로서 공직자에게 재보선 귀책 사유가 있을 시 해당 지역에서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을 하지 못하도록 한 당헌·당규까지 개정하면서 이번 선거에서 승부수를 띄운 바 있다.

특히 열세에 놓인 암묵적 상황이 여당 안에서 자처한 '국민정서법' 위반 때문이란 지적이 큰 상황이란 점에서 이번 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입지에 큰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큰 실정이다.

여권에서 대선 지지율을 상회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에 직접 관여할 수 없어 책임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개표 결과에 따라 구상이 틀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인지 이 지사는 공식 선거운동 전날 민주당 소속으로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한 박영선 후보를 만나 차담회를 갖고, 지지층 결집을 우회적으로 독려했다.

이 지사는 지난달 31일에는 부산에서 김영춘 후보 후원회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선거법상 선거대책기구·선거사무소·선거연락소를 방문할 수 없지만, 후보의 후원회 사무소는 방문 금지 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이 지사가 위반 사항을 교묘히 피해 김 후보 지원에 나섰다는 게 정치권 시각이다.

재보선 후 사의를 표명할 것이 유력한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선거에 가담할 수 없었단 점에서 직접적인 책임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를 잠재우지 못하고 자신의 정치 행보를 위해 직을 내려놓는다면 정 총리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 시선이 다분할 여지는 충분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에서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한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전날 "이번(대선)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배수진을 치고 준비를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다"고 피력한 바 있다. 제1야당 지지율은 어느 정도 상승할 수 있지만, 당 안에서의 인지도와 여론의 인식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 향방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윤 전 총장이 앞서 사전투표를 위해 기표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본격적인 정계 진출을 시사한 것이란 게 정치권 중론이다. 중도층과 청년층 투표율이 관건이 된 가운데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이길 경우 제3지대를 구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지만, 야권이 '신승'하거나 패배하면 '컨벤션 효과(정치적 행사 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진 미지수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서울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마지막까지 오 후보 지원에 나선다. 범야권 인사로 입지를 다지고 있지만, 추후 불가피한 야권 재편 과정에서도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대로 이번 선거에서 제1야당이 마땅한 결과를 내놓지 못하면 대안 인물로 부상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