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휴대전화 사업' 26년 만에 역사 뒤안길로
LG '휴대전화 사업' 26년 만에 역사 뒤안길로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4.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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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미흡했다' 7월31일자로 사업종료 결정
핵심기술 유지…전장·로봇 등 미래준비 강화
LG전자 스마트폰 렌더링.(이미지=LG전자)
LG전자 스마트폰 렌더링.(이미지=LG전자)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접고 신사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더 이상 승산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미래준비에 필요한 핵심 모바일 기술 연구는 지속할 방침이다.

LG전자는 5일 “그동안 휴대전화 사업의 방향성을 놓고 면밀하게 검토해왔다”며 “7월31일자로 휴대전화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전자가 휴대전화 사업을 접는 건 1995년 ‘화통(話通)’으로 관련시장에 진출한 후 26년만이다. LG전자는 피쳐폰 시절인 2000년대 초중반 ‘초콜릿폰’, ‘프라다폰’ 등으로 전성기를 누렸지만 스마트폰으로 전환이 늦어지면서 경쟁에 뒤쳐졌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후 2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고 작년 말까지 약 5조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휴대전화 시장이 양강체제로 굳어지고 가격 경쟁도 격해지는 가운데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부 자원을 효율화하고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성장을 위한 신사업 준비를 가속화해 사업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며 “오랫동안 쌓아온 모바일 기술자산과 노하우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 준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말까지 휴대전화를 생산한다. 사업종료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후 서비스를 지속한다. 사업 종료에 따른 거래선·협력사의 손실에 합리적인 보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

다만 휴대전화 사업을 담당한 MC사업본부 직원들의 고용은 유지된다. LG전자는 관련 직원들의 역량과 인력수요 등을 검토해 재배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개별 인원들의 의향을 우선 고려한다.

LG전자는 미래준비에 필요한 핵심 모바일 기술은 CTO(최고기술책임자)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 이는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는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