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풍향⑧] 도봉·노원, 박원순과 민주당에 대한 실망
[재보선 풍향⑧] 도봉·노원, 박원순과 민주당에 대한 실망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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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 문재인·박원순 등 전 지역 섭렵… 민주당세 점점 강해져
노원, 보수권 후보 득표율 평균 못 미쳐… 여야, '처절한' 사투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일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경춘선 숲길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4.7 재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1일 서울시 노원구 동일로 경춘선 숲길에서 시민들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서울 북부에 위치한 도봉구와 북동부에 있는 노원구는 전통적으로 진보권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지난 2018년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의 서울 광역단체장 투표 결과를 보면 도봉과 노원 모두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적극 지지하는 양상을 보였다. 당시 박 전 시장 득표율은 평균 52.79%였는데, 도봉과 노원에선 53%를 넘겼다.

민주당계 다선 의원을 만들어 낸 도봉과 노원을 두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수성·공성전이 치열하다.

<신아일보>는 4·7 재·보궐 선거를 맞아 도봉과 노원에서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판세를 분석했다.

 

◇점점 강해지는 민주당 지지세… 박원순 배신감 작용할까

△14대 총선, 민주당 유인태 △15대 총선, 새정치국민회의 김근태 △16대 총선, 새천년민주당 김근태 △17대 총선, 열린우리당 김근태 △18대 총선, 한나라당 신지호 △19대 총선, 민주통합당 인재근 △20~21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도봉 갑 지역은 지난 2018년 통합민주당이 참패했던 18대 국회의원 선거를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계를 밀어줬다. 이명박 정부의 뉴타운(신도시) 열풍은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같은 거물도 이기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참패 뒤엔 김 전 의장의 배우자 인재근 의원이 민주통합당에서 전략 공천(공직선거후보자추천) 1호로 투입돼 현재까지 지역을 평정하고 있다.

을 지역 역시 △14대, 민주당 김원길 △15대, 새정치국민회의 설훈 △16대, 새천년민주당 설훈 △17대, 열린우리당 유인태 △18대, 한나라당 김선동 △19대, 민주통합당 유인태 △20대, 새누리당 김선동 △21대 더불어민주당 오기형으로 이어진다. 지역에서 평판이 좋았던 김선동 전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18대와 20대 총선 때 두 차례 의석을 가져간 것 말고는 진보 진영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7회 지선을 보면 박 전 시장은 도봉 14개 동과 관외사전투표, 거소투표 등 모든 기표에서 김문수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앞섰다. 이전에 치른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 땐 문재인 대통령이 전 지역을 휩쓸었고, 심지어 2위를 보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지지율이 더 높았다.

그전에 있었던 2012년 18대 대선을 보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도봉1동과 방학1동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앞섰고, 나머지 12개 동은 문 후보를 지지했다는 점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교통이 복잡하고 노후 건물이 많다는 점에서 현재 서울시장에 도전한 양대 후보의 공약은 거의 비슷하다. 창동역 민자역사 개발 재추진, 복합문화공간 조성, 교통망 개선 등이다.

이 때문에 이번 보선 승리 관건은 박 전 시장에 대한 배신감이 얼마나 투표율로 작용할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LH 사태에 좌절… 신혼부부·청년 많은 노원의 선택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보수 계열이 적어도 1석 이상은 차지했던 노원이지만, 2000년 이후로는 민주당 계파가 조금씩 우위를 점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과거엔 압살하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현재는 보수에 대한 실망감이 많이 작용했단 분석이 나온다.

이같은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과거 전국단위선거에서의 노원 개표 결과를 보면 보수 정당 후보의 득표율은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진보 정당 후보의 득표율은 평균 이상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18대 대선에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19개 동과 재외투표, 관외사전투표 등 모두에서 앞섰다. 6회 지선 땐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에게 거소투표 지지율만 내준 것 외에는 모든 동 투표와 사전투표에서 이겼다.

19대 대선 때도 노원 19개동과 사전투표, 재외투표 모든 부분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7회 지선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해 시의원 6석과 구청장, 병 지역 국회의원 재보선 자리도 싹 쓸었다.

노원은 서울 25개 행정구 중 아파트가 가장 많다. 신혼부부와 30~40대 전·월세 거주민, 그리고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타지인이 많다. 지역에 오래 사는 사람은 매우 드물어 거주민 유동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까지 보이지 않았던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하자 민주당은 네거티브(음해) 공세 수위를 더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오 후보에 대한 내곡동 땅 자체 보상 의혹을 고리로 아직까지도 꼬리를 물고 처절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 박 후보에 대한 특별한 네거티브 사안을 꺼내지 않고, 되려 여당이 쏘아올린 의제를 가지고 역공에 나서고 있는데, 그 중심엔 노원을 기반으로 정치하고 있는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있다.

오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를 지원하고 있는 이 전 최고와 오 후보가 젊은 유권자가 많은 노원을 섭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