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공룡' CJ ENM, VOD 가격 인상…경쟁실탄 확보
'콘텐츠 공룡' CJ ENM, VOD 가격 인상…경쟁실탄 확보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4.01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년 이후 9년만에 인상 "웰메이드 콘텐츠 지속제작" 차원
CJ ENM 사옥.(이미지=CJ ENM)
CJ ENM 사옥.(이미지=CJ ENM)

CJ ENM이 VOD(다시보기) 단 건 구매가를 2000원 이상으로 책정하며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업계 일각에선 치열해진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실탄 확보차원으로 내다본다. CJ ENM 측은 ‘웰메이드 콘텐츠의 지속제작을 위해 가격을 올렸다’고 답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tvN, OCN, Mnet 등 자신들의 방송채널 방영작 VOD(HD 화질) 가격을 1650원(VAT 포함)에서 2200원으로 올렸다. 신규 프로그램·회차는 이날부터 2200원에 판매된다. 또 이전 방영작들은 최신 콘텐츠부터 순차 인상된다.

CJ ENM의 VOD 건당 가격인상은 2012년 이후 9년 만이다. 당시 CJ ENM은 VOD 가격을 1100원에서 1650원 수준으로 올렸고, 이후 지상파·종편 등도 CJ ENM을 따라 요금을 인상했다. CJ ENM이 국내 VOD 단건 판매가를 올리는 데 또 다시 선봉장에 선 셈이다.

CJ ENM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웰메이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업계에선 CJ ENM이 독보적인 콘텐츠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확보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콘텐츠 판매단가를 높이면 시청자들의 구매의욕은 저하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청자의 지갑을 열려면 킬러콘텐츠가 필요하다”며 “VOD 단건 가격인상은 콘텐츠에 자신이 있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CJ ENM의 VOD 가격 인상이 치열한 콘텐츠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실탄 확보차원으로도 내다본다. CJ ENM은 다수 흥행작으로 국내 콘텐츠 공룡이란 평가를 받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우선 드라마, 예능 등 방송 프로그램 제작비가 과거에 비해 급등했다. 예전 수십억원만 투자해도 대작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시청자 눈높이가 높아지다보니 제작비도 크게 증가했다. 실제 2018년 tvN의 흥행작 ‘미스터션샤인’의 제작비는 400~5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콘텐츠 시장은 넷플릭스, 웨이브, 시즌 등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중심으로 수천억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자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경쟁에 돌입한 상황이다. 물론 플랫폼 업체들의 대규모 투자는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선 반길만한 일이다. 그러나 CJ ENM은 자체 OTT 플랫폼 티빙을 육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앞서 CJ ENM은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를 위해 올해 1000억원, 앞으로 3년간 4000억원 이상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제작부터 공급까지 자체적인 순환구조를 만들기 위해 VOD 판매단가 인상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다만 CJ ENM이 VOD 판매가 인상으로 만족할만한 수익을 낼 수 있을 진 미지수다. 국내 콘텐츠 시장은 한 달에 일정금액만 내고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는 구독형 상품이 대세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CJ ENM의 수익구조는 광고를 비롯해 유료방송플랫폼에서 받는 PP수수료, 수신료 또는 콘텐츠 판매 등”이라며 “그 중 어디를 올려야 할지 고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