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은융합-정유편③] 에쓰오일 알 카타니, 미래 신사업 고삐 죈다
[살길은융합-정유편③] 에쓰오일 알 카타니, 미래 신사업 고삐 죈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4.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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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 2030' 바탕 기존 수익 극대화와 새 활로 모색 박차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정유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후세인 알 카타니(Hussain A. Al Qahtani) 에쓰오일(S-OIL)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 (사진=에쓰오일)
후세인 알 카타니(Hussain A. Al Qahtani) 에쓰오일(S-OIL)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 (사진=에쓰오일)

후세인 알 카타니(Hussain A. Al Qahtani) 에쓰오일(S-OIL) 대표는 사업 혁신을 주도하며 불안정한 시장상황을 타개하고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 특히 성장전략 ‘비전(VISION) 2030’을 통해 친환경 신사업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며 오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 카타니 대표는 신사업 확장을 통한 새로운 활로 모색과 기존 사업의 수익성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우선 알 카타니 대표는 신사업 분야 진출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수소는 에쓰오일이 꼽은 주요 신사업 분야 중 하나다. 에쓰오일은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전반적인 수소 산업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에쓰오일은 지난달 7일 수소경제의 핵심인 차세대 연료전지 기업이자 한국-사우디아라비아 합작기업인 FCI(Fuel Cell Innovations)과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에쓰오일은 FCI의 초기 투자로 지분 20%를 확보해 국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를 통해 에쓰오일은 수소 사업을 추진한다.

알 카타니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와 협업을 통한 신사업 분야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2월 고성능 아스팔트 생산용 유활개질제 기술을 갖춘 벤처기업 범준이엔씨(E&C)에 지분을 투자했다. 이번 투자는 △원프레딕트(인공지능 기반 산업설비 예방진단 솔루션) △IPI테크(폴리이미드필름) △리베스트(플렉서블 배터리) △글로리엔텍(CDM사업)에 이은 에쓰오일의 다섯 번째 벤처기업 투자다.

알 카타니 대표는 기존 정유·석유화학·윤활 사업 부문의 수익성 극대화를 위해 주유소를 거점으로 한 사업 확장에도 집중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5월 카카오페이와 제휴해 국내 정유사 중 처음으로 카카오페이 결제를 도입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구도일주유소 두꺼비점에서 공유 전기자전거 ‘일레클(elecle)’과 제휴해 일레클존을 시범 운영했으며 전국적인 서비스 지역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경기 파주시 운정신도시에 초대형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 ‘파주 운정드림 주유소·충전소’의 문을 열었다. 이곳은 기존 4개의 주유소·충전소를 약 3000평의 부지의 초대형 주유소·충전소로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이곳에는 셀프 주유기 10대, 액화석유가스(LPG) 충전기 4대, 대형 편의점 등 주유소·충전소를 찾는 방문객들을 위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에쓰오일은 같은해 9월 인도의 윤활유 선도기업인 걸프오일윤활유(Gulf Oil Lubricants India)와 장기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인도 현지에 최고급 윤활유 ‘에쓰오일 세븐(S-OIL SEVEN)’을 제조·판매하기로 했다. 에쓰오일이 제품을 해외에서 생산해 유통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알 카타니 대표는 안정적인 현재를 기반으로 미래 도약의 토대를 다지는 ‘두 마리 토끼 잡기’ 전략의 성공을 위해 지난해 12월 장기 성장전략인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최고의 경쟁력과 창의성을 갖춘 친환경 에너지 화학 기업’을 회사가 추구해야 할 가치로 내세웠다.

이 같은 가치 추구를 달성하기 위해 알 카타니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다만 그동안 알 카타니 대표가 보여준 위기관리 능력과 책임경영 의지를 고려하면 미래 활로 모색이란 과제를 잘 풀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알 카타니 대표는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석유 소비가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난해 6월 자사주 1000주를 매입하면서 CEO로서 에쓰오일의 위기 극복을 위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줬다. 이후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이익 931억원을 거두며 국내 정유 4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에쓰오일은 알 카타니 대표의 이 같은 성과를 인정, 미래 전략의 힘을 싣기 위해 지난달 30일 제46기 주주총회에서 알 카타니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에쓰오일은 주총에서 회사 정관 개정안을 원안대로 의결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전기차 충전사업 △캐릭터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 활용 라이선스업 △유류 제품 외 상품·서비스에 대한 도·소매와 중개업 조항을 신설하기도 했다.

알 카타니 대표는 지난해 12월 비전 2030을 발표하며 “신사업 분야에서도 전략적 검토를 지속하며 성장 기회를 모색해 ‘비전 2030’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