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戰⑤] '신동빈 vs 정용진' 불붙은 마케팅 경쟁
[CEO戰⑤] '신동빈 vs 정용진' 불붙은 마케팅 경쟁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4.02 0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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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채널에서 오픈마켓·스포츠로 범위 확대
신동빈 "명확한 미래 비전, 사업혁신 위한 실행력"
정용진 "반드시 이긴단 근성, 대담한 사고로 도전"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세상이 됐다. 기업은 이에 맞춰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동종 업종간 치열했던 경쟁을 넘어 이젠 이종 업종과도 싸워야 한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모든 기업이 경쟁자다. 이에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CEO戰’ 코너를 마련했다. 업종간·사업간 지략 대결을 펼치고 있는 CEO들의 라이벌 경영전략을 풀어본다. <편집자 주>

유통채널에서 야구까지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롯데와 신세계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그래픽=고아라 기자)
유통채널에서 야구까지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 롯데와 신세계의 수장인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그래픽=고아라 기자)

유통 맞수 신동빈 롯데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마케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은 물론 오픈마켓, 야구단 운영에서도 롯데와 신세계의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은 이(e)커머스와 야구에서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롯데와 신세계는 그간 대형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산업 내 다양한 분야에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왔다. 대형마트는 신세계(이마트)가, 백화점과 면세점은 롯데가 각각 우위를 차지했다.

수년째 계속되는 오프라인의 불황과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의 급성장 등이 맞물리며 롯데와 신세계 모두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첫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명확한 미래 비전이 있다면 위기 속에서도 혁신적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실행의 문제다. 투자가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전략에 맞는 실행이 필수적이다. 과거의 성공 경험을 버리고 달라진 모습으로 사업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지지만 않으면 된다는 관성을 버리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근성을 갖춰야 한다.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10년, 20년 지속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판을 바꾸는 대담한 사고로 도전해야 한다”며 “온·오프라인 시너지 등 관계사 간, 부서 간 협업과 소통을 강화하며 고객에게 광적으로 집중해 달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과 정 부회장은 온라인사업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롯데와 신세계는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롯데온(ON)’과 ‘SSG닷컴’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롯데온은 지난해 4월말 출범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온은 신임 나영호 대표를 중심으로 외형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구상이다. 롯데온은 20%인 오픈마켓 비중을 확대하면서 상품 검수·가격 경쟁력을 강화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SSG닷컴은 오는 20일 오픈마켓 시범운영을 시작해 상반기 내 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24일 ‘쓱 파트너스’를 열고 판매자를 모집하고 있다. SSG닷컴은 약 1000만종인 취급 상품 수를 대폭 늘려 소비자의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롯데와 신세계는 올해부터 야구단으로도 경쟁한다.

롯데는 국내 프로야구 원년멤버다. 롯데는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부산을 연고로 한 ‘롯데자이언츠’를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는 올해 2월 SK와이번스 야구단을 공식 인수하며 스포츠구단 운영사업에 진출했다. 팀명은 ‘SSG랜더스’며, 3월30일 공식 창단했다. 연고지는 인천이다.

롯데와 신세계는 오는 3일 열리는 2021년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SSG랜더스 창단 후 첫 공식경기의 상대가 롯데자이언츠다.

롯데와 신세계는 각각 롯데마트와 이마트를 통해 대규모 행사를 열고, 야구장 밖 마트 대전도 예고했다.

롯데는 롯데마트 창립일인 4월1일을 맞아 실시되는 1년 중 가장 큰 규모의 행사라면서 ‘야구도 유통도 한 판 붙자’며 우회적으로 신세계를 저격했다. 롯데마트는 총 4탄으로 구분해 4월 한 달 동안 다양한 제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신세계는 SSG랜더스 창단을 기념해 4월1일부터 4일까지 상반기 최대 규모 행사인 ‘이마트 랜더스데이’를 진행한다. 행사에는 SSG닷컴과 이마트24 등도 동참한다.

정 부회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의 ‘SSG랜더스 응원’ 대화방에서 “우리는 본업과 야구를 연결할 거다. (롯데는) 어쩔 수 없이 우릴 쫓아와야 한다. 마케팅에서만큼은 반드시 이기겠다”고 도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와 신세계가 앞으로 야구를 매개로 어떤 마케팅을 펼치고 오픈마켓을 통해 온라인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끌어올릴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