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프랑스 '이포스케시' 인수…바이오 사업확대
SK, 프랑스 '이포스케시' 인수…바이오 사업확대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3.31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전자·세포 치료제 관련 핵심기술 보유
장동현 SK사장과 프랑스 이포스케시 관계자들이 31일 온라인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사진=SK)
장동현 SK사장과 프랑스 이포스케시 관계자들이 31일 온라인 기념식에 참석한 모습.(사진=SK)

SK가 프랑스 유전자·세포 치료제 업체 이포스케시(Yposkesi)를 인수하며 CMO(원료의약품위탁생산) 사업확장을 가속화한다.

SK는 31일 경영권 포함 이포스케시의 지분 70%를 인수하는 기념식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자리엔 장동현 사장과 이포스케시 주요 주주인 제네톤(Genethon)사 프레데릭 레바(Frederic Revah) CEO 등 양사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장 사장은 “이포스케시는 뛰어난 역량과 잠재력을 지녔다”며 “이번 투자를 통해 유망 성장 영역인 유전자치료제 CMO 사업에 진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포스케시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른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레데릭 레바 사장도 “SK의 합류로 이포스케시의 주요 과제인 유전자 치료제의 상업화는 물론 기술 혁신 노력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가 개발중인 희귀 질환 치료제가 더 많은 환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SK의 CMO 사업에서 세 번째 글로벌 M&A다. SK는 2017년 BMS(Bristol Myers Squibb)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 2018년 미국 앰팩(AMPAC) 인수 등을 성사시켰다. 이포스케시는 미국 새크라멘토에 설립된 CMO 통합법인이자 SK 자회사인 SK팜테코를 통해 인수한다.

SK는 이포스케시 인수로 기존 합성 의약품에 이어 바이오 의약품까지 글로벌 CMO 사업체계를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SK바이오팜을 통한 신약 개발과 함께 합성·바이오 원료 의약품 생산 등 바이오·제약 밸류체인(Value Chain)을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들은 미국,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 혁신 신약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SK는 이포스케시 인수를 시작으로 고성장 분야인 바이오 CMO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기술 장벽이 높은 혁신 신약 개발·위탁생산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시장 진입이 힘든 고부가가치 바이오 CMO 사업으로의 확장을 통해 경쟁사와 차별화한다는 전략이다.

SK가 진출하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분야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혁신 영역이다. 선진국 제약사들이 임상 개발 중인 연간 1800여개 바이오의약품 중 약 50%를 차지한다.

딜로이트 보고서 등에 따르면 유전자·세포 치료제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5% 고성장해 현재 바이오의약품 중 가장 큰 시장인 항체 치료제를 능가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치료제·세포 개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면서 제품 출시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 인력이 필요해 소수의 글로벌 CMO 선두 기업을 제외하고 진출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 있다.

2016년 설립된 이포스케시는 유전자·세포 치료제 연구개발의 핵심인 유전자 전달체(Vector)3 생산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는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다.

SK팜테코는 이포스케시 인수를 기회로 유전자·세포 치료제 사업을 적극 육성해 글로벌 상위권 CMO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이포스케시의 성공적인 상업화를 위해 SK팜테코가 보유한 마케팅 네트워크과 대량 생산·품질 관리 역량을 공유해 시너지를 제고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포스케시는 SK의 투자를 통해 생산 역량을 2배로 키워 유럽 내 최대 규모의 유전자·세포 치료제 생산 기업으로 올라설 전망이다. SK와 이포스케시는 생산성 향상을 통해 유전자·세포 치료제를 필요로 하는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포스케시의 또 다른 경쟁력은 주요 주주이자 핵심 고객사인 제네톤이다. 제네톤은 90년대 인간 유전자 지도 연구(Human Genome Project)의 핵심적 역할을 맡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유전자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또 근위축증(루게릭병), 선천성 면역 결핍, 희귀 간질환 등 현재 치료법이 없는 희귀 질환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특히 제네톤 기술은 상업화가 완료된 제1형 척수 근위축증의 유전자 치료법의 핵심 기술로 활용됐다. 이 외 프랑스 당국의 판매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시신경 위축증, 후기 임상이 진행중인 근세관성 근병증, 만성 육아종의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도 크게 기여했다.

제네톤은 SK에 인수된 뒤에도 이포스케시의 주주로 남아 SK와 비전을 공유하며 유전자 치료제 연구 개발·생산에 매진할 예정이다.

이동훈 SK 바이오 투자센터장은 “2025년까지 미국과 유럽, 아시아 주요 거점 별로 합성∙바이오 의약품 CMO 사업의 밸류체인을 완성할 것”이라며 “SK팜테코를 전 세계 제약시장에 합성과 바이오 혁신 신약을 모두 공급할 수 있는 글로벌 선도 CMO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