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멜론' 17년만에 첫 독립경영…시너지 기대
카카오 '멜론' 17년만에 첫 독립경영…시너지 기대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3.29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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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강화' or '합병 사전작업'…29일 주총서 분사결정
카카오 제주 본사 '스페이스 닷 원'. (사진=카카오)
카카오 제주 본사 '스페이스 닷 원'. (사진=카카오)

국내 최대 음원플랫폼 멜론이 서비스 개시 17년 만에 첫 독립경영에 나선다. 업계에선 경쟁력 강화 또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합병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한다.

카카오는 2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멜론 사업(음원서비스, 뮤지컬, 티켓)의 물적 분할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공시했다. 분리 신설되는 자회사 이름은 ‘멜론컴퍼니’(가칭)다. 출범은 6월1일이며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멜론컴퍼니 사령탑을 겸임할 예정이다.

멜론만의 독립법인 출범은 이들이 음원서비스를 개시한 후 처음이다. 멜론은 2004년 SK텔레콤 내 음악사업부에서 시작됐다.

이후 SK텔레콤은 2008년 인수한 음악전문 자회사 로엔엔터테인먼트(구 YBM서울음반)에 멜론 사업을 양도했다. 로엔엔터테인먼트는 2018년 카카오와 합병되기 전까지 멜론을 운영했다. 이어 멜론은 카카오에 남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맡은 이엔컴퍼니가 출범해 카카오M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업계에선 카카오의 멜론 분사에 대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해석한다.

멜론은 아직도 국내 1위 음원 스트리밍 업체지만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음원 서비스 시장에서 순방문자 기준 멜론의 점유율은 작년 4분기 41%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4분기 59%에서 18%p(포인트) 하락한 성적이다.

가장 큰 타격은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맺었던 SK텔레콤과의 단절이다. SK텔레콤은 2019년 새로운 자체 음원 플랫폼 ‘플로’(Flo)의 서비스에 앞서 멜론과 제휴를 종료했다. 또 유튜브와 애플 뮤직, 스포티파이 등 해외 플랫폼도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음원까지 보유한 이들은 매월 일정요금만 내면 무제한 감상 가능한 구독형 음원시장에서 위협적인 존재다. 최근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자회사 카카오엔터(구 카카오M)는 스포티파이와 음원공급 과정에서 갈등을 빚었다.

반면 일각에선 카카오의 멜론 분사에 대해 카카오엔터와 합병시키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한다. 멜론사업을 넘겨 방송·영상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시너지를 극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카카오가 멜론에서 벗어나 다른 사업에서도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도 멜론 분사결정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측은 “보다 전문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고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적극적인 협업과 시너지를 도모할 수 있는 지배구조 체제를 확립하기 위함”이라며 “이를 통해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음악, 영상, 스토리 등 여러 콘텐츠 사업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사업 기반을 갖추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