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戰④] '조현상' vs '이규호' 수입차 시장 선두 쟁탈전
[CEO戰④] '조현상' vs '이규호' 수입차 시장 선두 쟁탈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3.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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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과 '루키' 대결…벤츠·BMW 판매 따라 실적 갈려
코오롱,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확장 통한 '역전 카드' 준비
조현상 효성 부회장(왼쪽)과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오른쪽). (사진=각사)
조현상 효성 부회장(왼쪽)과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오른쪽). (사진=각사)

‘코로나19’와 함께 사는 세상이 됐다. 기업은 이에 맞춰 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동종 업종간 치열했던 경쟁을 넘어 이젠 이종 업종과도 싸워야 한다.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모든 기업이 경쟁자다. 이에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CEO戰’ 코너를 마련했다. 업종간, 사업간 지략 대결을 펼치고 있는 CEO들의 라이벌 경영전략을 풀어본다. <편집자 주>

국내 수입차 딜러 업계 ‘베테랑’ 조현상 효성 부회장과 ‘루키’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 부사장은 수입차 시장 선두 자리를 두고 쟁탈전을 벌인다. 특히 효성과 코오롱은 올해 수입차 전성시대를 맞아 판매 확대에 집중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부회장과 이 부사장은 올해 들어 각각 부회장,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수입차 사업에 힘을 싣는다.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3남인 조현상 부회장은 지난 2000년대부터 효성의 수입차 사업을 이끌며 인수·합병(M&A) 등을 주도해 수입차 사업을 확장했다. 그는 앞으로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집중한다.

효성은 △더클래스효성(벤츠) △포르자모터스코리아(FMK, 페라리·마세라티) △신성자동차(광주·전남 벤츠) △효성토요타(토요타) △효성프리미어모터스(렉서스) △더프리미엄효성(재규어·랜드로버)을 통해 국내에 수입차를 판매한다.

조 부회장은 각 관계·계열사의 최대주주로 효성의 수입차 판매 사업을 이끌고 있다.

효성의 주력 수입차 딜러사인 더클래스효성과 신성자동차의 지분을 각각 93.04%, 42.86% 보유한 에이에스씨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그는 FMK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조 부회장은 부동산 매매·임대업을 영위하는 신동진의 최대주주(80.0%)며 신동진은 더프리미엄효성, 효성프리미어모터스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조 부회장의 ‘필승 카드’는 벤츠다. 효성 내 주력 수입차 딜러사인 더클래스효성은 지난 2019년 연간 매출액 약 1조1200억원을 기록했다. 더클래스효성은 지난 2018년 연간 매출액 약 1조100억원을 넘긴 이후 매출액 1조원 클럽에 안착했다는 평가다.

이웅렬 코오롱그룹 전 회장의 아들인 이규호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코오롱인더스트리lFnC 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코오롱글로벌 자동차 부문을 이끌기 시작했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연간 수입차 부문 합산 매출액 약 1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2조5000억원 달성을 위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한다.

코오롱은 △코오롱글로벌(BMW·미니·롤스로이스) △코오롱오토모티브(볼보) △코오롱아우토(아우디)를 통해 수입차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의 확대는 조 부회장과 이 부사장에게 호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27만4859대로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수입차 업계 ‘메가 딜러’로 꼽히는 효성과 코오롱은 각각 국내 수입차 판매량 1, 2위 브랜드인 벤츠와 BMW의 판매량을 등에 업고 그동안 업계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쳤다.

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연간 판매량 7만6879대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BMW는 지난해 5만8393대 판매돼 2위를 기록했다.

벤츠와 BMW의 판매 확대는 효성과 코오롱이 주력으로 하는 수입차 딜러사의 매출액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효성은 코오롱이 넘어야할 산이다. 코오롱은 지난 2015년 이후부터 벤츠의 인기에 힘입어 수입차 업계 선두 자리를 차지한 효성의 실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 부사장의 ‘역전 카드’는 사업 확장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11월 아우디와 볼보 등 판매로 수입차 사업을 확장했다.

당시 코오롱글로벌은 수입차 종합정비 사업을 하는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보통주 100%를 인수했다.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는 볼보 딜러사 코오롱오토모티브 지분 100%를 보유했으며 아우디 딜러사 코오롱아우토지분 99.33%를 보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BMW 딜러사인 코오롱글로벌은 아우디와 볼보 딜러 사업권과 수입차 정비 사업까지 확보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 같은 수입차 브랜드 폴리폴리오 확대와 정비 사업의 매출액을 모두 합하면 올해 효성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자동차 판매량이 위축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효성과 코오롱은 사업 확장을 통한 시장 우위를 점하기 위해 치열할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