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은융합-정유편②] SK에너지 조경목, 종합에너지 사업 '속도'
[살길은융합-정유편②] SK에너지 조경목, 종합에너지 사업 '속도'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3.2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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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독립기업 체제 도입…친환경 이끌 양 날개 지목
정유 넘어 전기 생산·공급 박차…수익 다각화 집중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정유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사진=SK에너지)
조경목 SK에너지 사장. (사진=SK에너지)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SK가 가진 전통 에너지 사업의 근본을 탈바꿈한다. 이를 위해 조 사장은 친환경, 플랫폼 사업에 역점을 둔다. 특히 전기, 수소, 태양광, 주유소 방문객 서비스 등 에너지를 활용한 전방위적 사업 확대를 노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사장은 사내독립기업(CIC; Company in company) R&S와 P&M을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 두 날개로 꼽았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사내독립기업 체제를 도입했다.

R&S(Refinery&Synergy)는 기존 정유-트레이딩 가치사슬(Value Chain, 밸류체인)에서 사업 시너지를 강화한다. 조 사장은 R&S를 통해 정유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원유-생산-수출로 이어지는 가치사슬 통합 운영으로 성장과 발전을 준비한다.

P&M(Platform&Marketing)은 마케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플랫폼 회사로 성장을 추진한다. 조 사장은 P&M을 석유 마케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만든다.

조 사장은 P&M을 통해 기존 SK에너지의 네트워크, 인프라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에너지 솔루션과 플랫폼 사업을 통해 친환경 회사로 전환을 가속화한다.

조 사장은 올해 들어 변화를 더욱 가속화한다. 특히 SK주유소·충전소를 활용한 친환경, 플랫폼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1월 서울시와 손잡고 SK주유·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설비와 전기차 충전설비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서울시와 SK에너지는 MOU 체결을 계기로 SK주유·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전기차 충전설비를 설치하는 데 힘을 모은다. 특히 친환경에너지 보급을 막는 규제 개선을 정부에 건의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실증사업도 추진한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말 기준 전기차 충전소 37개소에서 전기차 충전기 40기를 운영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앞으로 전기차 사용자 수요에 맞춰 충전기 확대 설치·운영을 검토 중이다.

수소차 확대에 대응하는 행보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1월말 경기 평택시 팽성읍에 위치한 SK라인45 액화석유가스(LPG)충전소 부지 내 1호 수소충전소를 오픈했다.

조 사장은 기존 정유업을 넘어 전기를 직접 생산하고 공급하는 데에도 집중하고 있다.

SK에너지는 지난 2019년 7월부터 5만제곱미터(㎡)에 달하는 ‘내트럭하우스’ 부산 신항 사업소 화물차 주차면 부지에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에 들어가며 전기 생산·공급을 본격화했다.

내트럭하우스는 지난 2006년 화물차 운전자 복지 향상을 위해 출범했다. 이곳은 화물차 운전자에 물류 중개, 주유, 차량 관리, 휴식, 주차, 식·음료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SK에너지는 전국 22개소의 내트럭하우스를 운영한다.

내트럭하우스는 현재 부산신항, 옥천, 평택 등 3개 사업소에서 총 1592킬로와트(kW) 용량의 태양광 발전 시설을 운영한다. SK에너지는 앞으로 모든 내트럭하우스 사업소를 대상으로 태양광 발전 시설을 순차적으로 늘린다.

앞으로 내트럭하우스는 태양광 외에도 전기차, LPG충전, 수소 생산·충전 등 신재생에너지를 총망라하는 친환경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을 꿈꾸고 있다.

SK에너지는 서울, 경기, 대구 등 주유소 캐노피와 옥상에도 태양광 발전을 설치했다.

SK에너지는 지난해 말 기준 13개소의 태양광 발전을 상업 가동하고 있다. 올해 안에는 7개소를 추가 구축할 예정이다. 앞으로 SK에너지는 전국 주유소에 순차적으로 태양광 발전 설비 구축을 지속 확산한다.

이외에도 SK에너지는 세차와 주차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과 제휴해 차량 관리 통합 플랫폼 ‘머핀(Muffin)’ 서비스를 출시했다. SK에너지는 이 플랫폼을 통해 SK에너지 주유소 이용자에게 주유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고 세차와 주차, 정비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회사가 보유·운영 중인 주유소와 내트럭하우스 등을 활용해 본격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에너지 내트럭하우스 평택 사업소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사진=SK에너지)
SK에너지 내트럭하우스 평택 사업소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사진=SK에너지)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