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약, 항생제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나선다
동국제약, 항생제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나선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3.1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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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변병변효과 차단, 세포 독성 미발현, 경·중증 치료 기대
4월 중 임상시험계획서 제출 계획…안전성 확보
동국제약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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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약(부회장 권기범)은 폐렴 치료제로 쓰이는 항생제 테이코플라닌(Teicoplanin)의 코로나19(COVID-19) 바이러스 증식 억제 능력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동국제약은 올해 1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고려대학교 세종산학협력단, 고려대학교 약학대학과 ‘테이코플라닌의 항코로나바이러스 효능 검증 연구’ 계약을 체결하고 코로나19 항바이러스치료제 개발을 위한 각종 연구를 수행해 왔다.

연구 결과, 최근 베로(Vero) 세포주 효능검색시스템에서 테이코플라닌이 100μM 이하 농도에서도 세포변병효과를 차단하고 세포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세포시험에선 효능농도와 세포독성농도의 차이가 커 치료 용량 선택의 폭을 넓게 가질 수 있음이 확인됐다. 저용량 투여로 경증증상 환자의 증상완화와 치료는 물론, 고용량의 중증환자 치료까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이코플라닌은 글라이코펩티드 계열 슈퍼 항생제로 슈퍼 박테리아로 불리는 메치실린 내성 포도상구균(MRSA)과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을 효과적으로 제압하는 항생제다.

특히 VRE에 내성을 나타내는 균주에 대한 감수성이 뛰어나고 신독성을 포함한 부작용이 적으며 아직 내성이 생기지 않은 차세대 항생제로, 폐렴을 비롯한 피부질환·골관절 감염증·요로감염 등에 쓰인다.

다만 테이코플라닌의 효과적인 코로나19 치료제로의 개발 잠재력에도 아직 국내외에서 체계적인 비임상·임상 연구가 진행된 사례가 없다.

동국제약은 각 단계별 정해진 절차에 따라 신속히 실험을 진행할 계획으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계획이다. 테이코플라닌은 투여 경로와 용량 범위가 기존 허가 내용과 같고, 안전성이 확보됐기 때문에 임상시험 기간 또한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국제약은 테이코플라닌이 기존 코로나19 치료제와 병행 사용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테이코플라닌이 기존 치료제의 작용 기전과 달리 세포감염에 필수적인 카뎁신 L(Cathepsin L)의 활성을 특이적으로 저해하기 때문이다. 이미 폐렴 치료제로 쓰이는 만큼 2차 감염으로 인한 폐렴 증상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기대할 수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테이코플라닌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사스, 메르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항바이러스 효능을 갖는 것으로도 보고됐다”며 “테이코플라닌은 코로나19 치료와 2차 감염까지 방지할 수 있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개발에 거는 기대가 크다. 동물효력시험 결과를 신속히 확보한 후, 국내 임상에서 유효성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