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짝 엎드린 이낙연 "깨끗한 분 뽑아달라"… 부산 민심 '시큰둥'
바짝 엎드린 이낙연 "깨끗한 분 뽑아달라"… 부산 민심 '시큰둥'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1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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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닷새 만에 또 부산행… "박형준 LCT 해명 불충분" 공세
박원순 성폭행 피해자 "이낙연 사과 진실성 없다"… 난처한 與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이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앞에서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리스트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과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이 17일 오후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앞에서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 리스트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17일 부산에서 "4·7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 여러분이 뽑을 지도자는 기준에 맞는 도덕적이고 깨끗한 분이어야 한다"며 읍소에 나섰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에 대한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을 직격한 것이지만, 효과가 있을진 미지수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부산 연제구에 위치한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렇게 말하면서 "이번 선거로 뽑힐 부산시장의 임기는 1년 남짓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잔여 임기와 거의 겹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새 시장의 업무 제1호는 가덕도 신공항의 진도를 최대한 앞당기도록 하는 일"이라며 ·누가 문재인 정부와 협력하면서 신공항 진도를 최대한 나가게 할 것인가는 두말할 여지가 없다"고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또 국민의힘 박 후보를 겨냥해 "이곳 부산에서도 야당 후보는 여러 의혹에 휩싸여 있다"며 "만약 부동산을 포함한 각종 비리에 연루된 의혹이 있는 지도자를 뽑게 되면 그 조직은 결코 투명한 공직사회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부각하고 나섰다.

이어 "박 후보 본인의 해명은 불투명하고 불충분하다"며 "이런 상태로는 밝은 부산의 미래를 기약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특히 엘시티 특혜분양 의혹을 유야무야하고 넘어가서는 제2·3의 엘시티 비리가 나오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피력했다.

앞서 국민의힘 박 후보는 이날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엘시티라는 고가 아파트에 사는 게 어렵게 사는 시민에게 민망한 일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매매 과정에서 불법이나 비리, 특혜가 없었단 점은 분명히 했다.

현재 부산에선 박 후보가 민주당 김 후보를 앞서고 있다는 각종 여론조사가 나온다. 이 위원장의 부산행은 지난 12일 이후 5일 만으로, 김 후보를 총력 지원하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가 엎어질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같은 날 서울에선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해 "민주당은 피해호소인 명칭으로 피해 사실을 축소하려고 했고, '님의 뜻을 기억하겠다'는 말로 아프게 했다"며 "이 위원장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어떤 것에 대한 사과인지에 대해서 명확히 짚어주지도 않았다"고 호소했다. 지금까지의 사과는 진실성이나 현실성이 없다는 게 피해자 입장이다.

재보선을 앞두고 박 전 시장 사건이 재차 떠오르면서 여론은 자연스레 민주당 소속이었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폭행 논란도 복기하게 된 상황이다. 현재 일각에선 '경부선 성범죄 선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당 심판론이 우세하다. 나아가 이 위원장이 국민의힘 박 후보 특혜 논란을 꺼내들었지만, 이번 사태가 현 정부 공직자가 야기했단 점에서 여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 큰 분위기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