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세계·SKT 등 이베이코리아와 시너지 '눈독'
롯데·신세계·SKT 등 이베이코리아와 시너지 '눈독'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3.1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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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까지 16일 예비입찰 참여…카카오 결국 불참
멤버십·결제 등 플랫폼 노하우 흡수…5월경 본입찰
이베이코리아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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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이 이끌어낼 시너지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e)커머스 ‘톱(Top)3’인 이베이코리아에 기반한 온라인 사업 강화에, SKT는 ‘탈통신’을 위한 사업재편의 한 축을 담당할 커머스 사업 경쟁력에 각각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SKT·MBK(홈플러스 소유) 등은 지난 16일 마감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유력 인수 후보였던 카카오는 불참했다.

업계는 ‘쿠팡 효과’로 매각금액이 5조원까지 치솟은 이베이코리아 입찰에 유통대기업은 물론 IT(정보통신기술) 업체, 사모펀드 등이 뛰어든 배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면서 2020년까지 16년 연속 흑자를 냈다. 이커머스 업체 중 흑자를 기록한 곳은 이베이코리아가 유일하다. 이베이코리아는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12.2% 증가한 13억9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의 매출과 40% 이상 성장한 85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거래액은 20조원 규모로, 161조1000억원인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효율 극대화와 상생을 통해 질적·양적 성장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전체 인원의 30% 수준인 영업인력(250명) 중 다수가 이커머스 태동과 함께 성장한 원년멤버인데다,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IT인력(400명)도 오픈마켓 플랫폼을 완성시킨 주역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200여개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물론, 100여개의 소호패션 업체들과 협력 중이다. 또 국내 대형 유통채널 50여개사가 입점돼 있고, 배달음식 서비스 제공하고 있다.

물류에선 CJ대한통운과 파트너십을 체결, 고정비를 줄이고 서비스 품질을 높였다. 이와 함께 동탄 물류센터에 자체 개발한 물류관리 시스템 ‘WMS’를 구축해 물류처리의 효율성을 제고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이를 통해 익일 합배송 서비스인 ‘스마일배송’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베이코리아는 ‘스마일’ 시리즈로 소비자 ‘록인(Lock-in) 효과’를 얻고 있다. 업계 첫 유료멤버십인 ‘스마일클럽’은 2020년 기준 가입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섰다. ‘스마일카드’와 ‘스마일페이’는 각각 100만명과 약 15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스마일페이’는 온·오프라인 제휴 가맹점 수가 2만5000여곳에 이른다.

업계 안팎에선 이러한 이베이코리아의 강점과 기업가치가 롯데·신세계·SKT 등의 인수전 참여를 이끌어낸 것으로 분석한다.

롯데는 ‘롯데온(ON)’의 부진 만회와 외형 성장을, 신세계는 SSG닷컴의 오픈마켓 시장 진출과 연착륙을, SKT는 ‘탈통신’을 위한 커머스 사업 영토 확장과 기존 자회사인 11번가의 경쟁력 강화를 각각 기대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실제 롯데온은 출범 11개월이 다 돼 가지만 시장점유율이 4%에 불과하다. SSG닷컴은 계획보다 오픈마켓 사업 추진속도가 더디다. 11번가는 2018년 독립한 후 제자리걸음을 하며 SKT의 아픈 손가락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예비입찰로 시작에 불과하다. 실사와 본입찰까지 시간이 많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전했다는 것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좀 더 신중하고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는 예비입찰 후보들이 인수의향서(LOI)를 통해 제시한 가격·조건을 검토한 후 적격 인수후보를 추릴 예정이다. 본입찰은 약 2개월간 진행되는 인수후보 대상 실사를 거쳐 이르면 5월경 진행될 전망이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