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美 배터리 투자 계획 두고 공방
LG-SK, 美 배터리 투자 계획 두고 공방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3.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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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미국 대통령 거부권 영향 주기 의도"
LG에너지솔루션 "합당한 피해 보상이 사안의 핵심"
LG에너지솔루션 로고(위)와 SK이노베이션 로고(아래).
LG에너지솔루션 로고(위)와 SK이노베이션 로고(아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발표한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 대규모 투자 계획 등을 두고 16일 공방을 펼쳤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2일 오는 2025년까지 미국 내에서 5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이 같은 투자 계획과 관련해 SK배터리 아메리카 공장의 인수 가능성 보도를 언급하며 “이는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영향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소송 목적이 SK이노베이션을 미국 시장에서 축출하고 LG에너지솔루션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는 데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실체도 제시하지 못한 투자를 발표하는 실제 목적이 경쟁 기업의 사업을 방해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거부권 행사를 저지하는데 있다는 것은 미국 사회도 이미 잘 알고 있으므로 이는 오히려 미국 사회의 거부감만 증폭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공장 후보지 발표를 함께 하지 않은데 대해 ‘실체를 제시하지 못한 투자 발표’라고 주장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영업비밀 침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에 피해가 있다면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 등 앞으로 진행될 법적 절차에서 충분히 구제될 수 있다”며 “미국, 특히 (SK공장이 있는) 조지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리는 극단적 결정을 하기보다 미국 대통령이 미국 경제에 부담을 주지 않고 분쟁의 당사자들만이 법정에서 법률적 이해관계를 정리하는 합리적인 길을 갈 수 있도록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오후 대응 입장을 내고 “이번 소송은 경쟁사의 사업을 흔들거나 지장을 주려는 게 아니다”며 “경쟁사가 영업비밀을 침해한 가해 기업으로서 피해 기업인 당사에 합당한 피해 보상을 해야 하는 것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시장 성장에 발맞춘 당사의 정당한 투자 계획을 폄하하고 본질에서 벗어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다”며 “경쟁사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거나 공급받을 계획이 있는 고객들과 조지아주가 어떠한 불이익을 받는 것을 원치 않으므로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소송이 건전한 선의의 경쟁 관계가 정립되고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에서 LG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는 성명을 내고 이번 결정으로 조지아에서 진행하는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했다.

SK이노베이션도 미 ITC 결정에 대해 미 행정부에 개입을 요청했다.

미 행정부 소속의 준사법기관인 ITC의 결정은 대통령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통령은 60일의 검토 기간을 가지며 정책 등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검토 기간이 지나면 최종 심결은 종국 결정된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