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연이틀 "촛불정부·적폐청산" 거론… 국민의힘 "참으로 민망"
文, 연이틀 "촛불정부·적폐청산" 거론… 국민의힘 "참으로 민망"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1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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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文 사과에 "늦어도 너무 늦어… 믿을 국민 없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사전투기 사건 등과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한 것에 대해 국민의힘은 "참으로 민망한 적폐청산·촛불정신"이라며 "정부 내부 적폐청산이 먼저"라고 비꼬았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 대통령이 LH 사태 후 2주 만에 사과한 것에 대해 "늦어도 너무 늦었고, 부동산 부패의 사슬을 반드시 끊겠다고 했지만 이를 믿을 국민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그러면서 "부동산 적폐청산과 촛불정신을 느닷없이 꺼내 들었지만, 4년 내내 무얼 하다가 임기 다 끝나가는 지금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이전 정권이 한 일은 남김없이 적폐 몰이하며 청산을 외치던 대통령이 부동산 적폐 청산은 왜 엄두를 못 냈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백신도 '조기 확보'를 장담해놓고 한참을 늦더니, 부동산도 발등에 불 떨어지고서야 엄두를 낸 것인가"라며 "헌법과 농지법 위반을 지적한 '대통령 양산 사저 비판'에 '좀스럽고 민망하다'는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사저'를 앞장서서 비난했던 과거 발언은 잊었느냐"고 복기시켰다.

덧붙여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가족과 수도권 지방의원·시장·군수의 신도시 땅 투기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이 바로 부동산 적폐의 내부자고, 당사자"라고 질책했다.

최 대변인은 "문재인 정권 내부의 부동산 적폐부터 스스로 청산하는 것이 먼저"라며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가 전격적으로 이뤄져야 할 시점에 정부는 '셀프(자체) 조사'로 국민의 비판을 자초했다. 대통령과 여당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야당에 대한 터무니 없는 손가락질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아가 "적당히 시간 끌기로 선거 국면을 넘기려 특검·전수조사를 낸 뒤 용두사미로 끝난다면, 그때는 국민이 문재인 정권을 향해 촛불이 아니라 횃불을 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전투기 사태에 대해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며 "특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국민께 큰 허탈감과 실망을 드렸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촛불시위로 집권한 정부라는 걸 각인시키면서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우리 정부는 부정부패와 불공정을 혁파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다"고 내세웠다.

또 "권력 적폐 청산을 시작으로 갑질 근절과 불공정 관행 개선, 채용 비리 등 생활 적폐를 일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왔다"며 "그 결과 부패인식지수가 매년 개선돼 역대 최고 순위를 기록하는 등 우리 사회가 좀 더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자찬했다.

이어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 할 해묵은 과제가 많다"며 "특히 최근 LH 부동산 투기 의혹 사건으로 가야 할 길이 여전히 멀다는 생각이 든다"고 실책을 인정하는 동시에 야권에도 공동 책임이 있단 점을 우회적으로 복기시켰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부동산 적폐청산과 투명하고 공정한 부동산 거래 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 동안 핵심적인 국정 과제로 삼아 강력히 추진하겠다"면서 "우리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정신을 구현하는 일이며, 가장 중요한 민생 문제란 인식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발언은 이번 투기사태 후 지지율이 다시 하락세를 타자, 촛불시위 때 감정을 여론에 복기시키는 동시에 성과를 내세우려는 것으로 읽힌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