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윤석열 '대망론' 본격화… LH 쓰나미에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비상'
[이슈분석] 윤석열 '대망론' 본격화… LH 쓰나미에 이재명·이낙연·정세균 '비상'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15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사퇴 후 단숨에 적합도 1위… 제3지대 구축 주목
최근 5차례 대선 보면 1년 전 여론조사 1위가 80% 당선
'정권교체' 가능성에도 국민의힘 난처… "최악 대선" 우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퇴한 뒤 검찰 청사를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 후 단숨에 차기 대통령 주자 적합도 1위를 차지하면서 '대망론'이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제3지대를 구축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동시에 최근 다섯 번의 대통령 선거를 보면 선거 1년 전 지지율 1위를 기록한 주자의 당선 확률이 80%라는 점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난해한 상황에 몰리게 됐다.

15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지난 12~13일 TBS 의뢰, 성인 1010명 대상)를 부면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7.2%를 기록했다. 이어 이재명 경기도지사 24.2%,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13.3%, 홍준표 무소속 의원 5.7%,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2.7%, 정세균 국무총리 2.4%,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 의원 2.2% 순이다.

지지층별로 국민의힘의 71.2%, 국민의당의 61.8%가 윤 전 총장 지지 의사를 피력했다.

또 응답자 중 보수층 54.2%와 중도층 45.7%가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답했고,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청에서 46.7%, 서울에서 46.1%가 윤 전 총장을 지지했다.

직업별로는 가정주부 54.0%, 자영업 43.9%, 60세 이상 49.1%, 50대 45.1%가 윤 전 총장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사는 범여권 정당에서 지지율이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 48.6%와 열린민주당 지지자 46.0%가 이 지사를 택했다. 민주당 이 전 대표는 광주·전라에서 38.5%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6.8%, 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초대 국무총리로 선택 받은 이 전 대표는 현 정부 출범 때만 해도 '대세론'을 들고 대권가도를 독주하다시피 했다. 당내 지지 기반이 취약하단 점에서 대세론을 들고 당권 장악을 시도했지만, 친문 눈치보기식 언행 등과 맞물려 뚜렷한 정치적 소신을 내비치지 못하면서 지지층이 이반하기 시작했다. 당내 악재도 이 전 대표 대세론을 기울게 하는 데 한 몫했단 평가다.

이 전 대표에 이어 행정부 수장을 맡은 정세균 국무총리 역시 코로나19 상황 안정을 전제로 4·7 재·보궐 선거가 끝나면 당에 돌아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LH 사태라는 변수를 만났고, 민주당 대선 경선 일정을 고려해 4월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은 미지수로 남았다.

이 전 대표와 정 총리는 최근 민주당 지도부는 물론 문 대통령까지 나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론을 일축했음에도 변 장관에 대해 강도 높은 지적을 하고 나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문 대통령 레임덕(집권 말기 통솔력 부재 현상)이 왔다는 의견까지 나올 정도였지만, 이같은 행보는 대통령 의지를 거스를 정도로 대권주자로서 민심의 흐름을 민감하게 살핀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오히려 정 총리는 "정부는 부동산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다"고, 이 전 대표는 "망국병이었던 부동산 범죄의 씨를 말리겠다"고 수위가 높은 단어로 강력한 척결 의지를 내비쳤다. 두 인사의 메시지(전언)이 선명해진 이유도 대권주자로서의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읽힌다.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에 대한 '밴드왜건 효과(이길 가능성이 큰 강한 후보에게 유권자의 지지가 쏠리는 현상)'를 뚫고 '언더독(강한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약한 후보를 지지해 선거 판세를 바꾸는 것)' 작전에 성공했지만, 윤 전 총장에게 선두를 내준 실정이다.

이 지사는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선 3기 신도시가 경기도 관할 지역이라는 점에서 LH 사태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만에 하나 경기도 공무원이 관여한 정황 등이 걸린다면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이와 더불어 15~19대 대선까지 다섯 번의 선거를 분석해보면 16대 한 차례를 빼고는 모두 대선 1년 전 여론조사 1위를 달리던 인사가 대권을 차지했다. 네 번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그리고 문 대통령이다. 유일한 예외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 16대 대선 1년 전 지지율이 1%대에 불과했다. 하지만 새천년민주당 국민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정몽준 당시 후보와 극적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단숨에 대권주자에 올랐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에게 사실상 전화위복의 계기를 줬다. 하지만 국민의힘 입장에선 마냥 두고 볼 수 없는 실정이다. 당내 대권주자는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하회하고 있고, 주목할 만한 제3인물도 여전히 부재한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 전 총장 연대론이 고개를 들면서 위기감은 더욱 몰리고 있다.

이 때문인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윤 전 총장을 포함한 큰 2번을 만들겠다'고 말한 것에 대해 "그 사람이 윤 전 총장과 어떤 교감을 했는지 모르지만, 단일화 막판에 불리한 여건에 처하니 자기 나름대로 힘을 발휘하려고 그런 얘길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경계하기도 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역시 "안 대표로 단일화가 되고 거기에 더해 당 외곽 유력 대권주자가 결합하게 되면 내년 대통령 선거는 야권이 분열된 상태에서 치러지는 최악의 대선이 될 수 있다"고 부각했다. 안 후보와 윤 전 총장의 제3지대 연대론에 대한 우려를 피력한 것으로 읽힌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