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발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게임업계 신뢰도 추락
넥슨발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게임업계 신뢰도 추락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1.03.1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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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통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신뢰회복 해야"
넥슨 메이플스토리.(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넥슨 메이플스토리.(메이플스토리 홈페이지)

넥슨 메이플스토리에서 시작된 ‘확률형 아이템’ 정보 전면공개가 업계 전반에 반향을 일으킬 전망이다. 넥슨이 그동안 유저들을 속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게임사에 대한 유저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캡슐형 아이템’과 관련해 기존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개할 예정이다.

우선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등 자사 주요 PC·모바일게임에서 ‘캡슐형 아이템’ 획득확률과 ‘유료 강화·합성류’ 정보를 전면 공개한다. 또 유저들이 이를 검증하기 위해 ‘확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키로 했다. 특히 앞으로 유·무료 재화로 얻은 아이템을 강화·합성해 제작하는 2차 아이템 획득확률도 공개할 방침이다.

넷마블은 일부 주요 게임에서 꾸준히 공개한 인챈트 확률을 다른 게임에도 반영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또 엔씨소프트는 유·무료 재화를 통한 2차 아이템 획득확률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업계 ‘영업비밀’로 고수했던 아이템 획득확률의 공개여부 검토에 나선 셈이다. 

앞서 한국게임산업협회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안과 관련해 “확률형 아이템의 뽑기 확률은 영업비밀에 해당하고 확대공개는 기술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게임업계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에서 시작돼 확산 중인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넥슨 메이플스토리는 지난달 업데이트 과정에서 게임 내 아이템 ‘환생의 불꽃’과 관련해 “모든 추가 옵션이 동일한 확률로 부여될 수 있도록 변경됐다”고 공지했다. 

‘환생의 불꽃’은 장비 아이템에 사용하면 추가옵션을 임의로 부여해준다. 유저들은 다양한 옵션이 동일 확률로 붙는다고 생각했던 만큼 크게 반발했고, 넥슨은 확률형 아이템 관련 정보를 전면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넥슨의 확률정보 공개는 조작 논란을 더욱 키웠다. 유료 아이템인 ‘큐브’의 확률도 유저들 모르게 제한됐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큐브는 메이플스토리 내에서 장비아이템 잠재능력을 부여하거나 변경해주는 유료 아이템이다.

넥슨은 큐브를 사용해도 유저들이 선호하는 ‘보스 몬스터 공격 데미지 증가’, ‘몬스터 방어율 무시’ 등 일부 잠재능력은 총 3개 중 2개까지만 설정되도록 제한했다. 이 같은 까닭에 넥슨이 ‘1등 없는 로또를 팔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관측된다.

게임업계는 넥슨 사태가 확률형 아이템으로 누적된 유저들의 불만에 도화선을 당긴 것으로 내다본다.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지 않아도 게임사를 믿고 플레이 했지만 속았다는 사실에 배신감도 컸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황이 이쯤 되면 확률 정보공개만으로 불신을 해소하기 힘들어 보인다”며 “다양한 소통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신뢰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