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정계복귀 예고에 반응 '시큰둥'… "이미 패배 아이콘"
황교안, 정계복귀 예고에 반응 '시큰둥'… "이미 패배 아이콘"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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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다시 국민 속으로… 지금은 홀로 외롭게 시작하지만"
재보선 역할론 '글쎄'… '극우' 이미지, 되려 반감 야기 우려도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계 복귀를 시사했지만, 야권은 크게 환영하지 않는 모양새다. 복귀해도 입지를 확장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로 남았다.

황 전 대표는 10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야만의 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개와 늑대의 시간은 지났다"고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황 전 대표는 그러면서 "미력하지만 저부터 일어나겠다"며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공분을 나누고 희망의 불씨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지금은 백의종군으로 홀로 외롭게 시작하지만, 제 진심이 통해 국민과 함께 늑대를 내쫓을 수 있길 바라고 바란다"고 피력했다.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황 전 대표가 다시 활동할 것을 예고했지만, 그의 역할론은 크게 힘을 받지 않고 있다. 지난해 4월 13일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하고 1년도 지나지 않아 복귀한다는 것에 여론은 물론 야권 안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 21대 총선 당시 황 전 대표는 개표가 다 끝나지 않았음에도 선거사무실을 떠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선거 다음날부터) '총선 패배 전국민 사과' 투어(행보)를 다녔어도 모자랄 판에 책임감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고 질책하기도 했다.

나아가 지난 선거는 차치하더라도, 중도층과 외연 확장이 관건인 이번 보선에서 '극우' 색채가 강한 황 전 대표가 끼어든다면 부작용과 반감을 야기할 수 있는 실정이다.

한 보수권 인사는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전 대표 복귀에 대해 "이미 '패배의 아이콘(대명사)'이지 않느냐"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을 때부터 야당 대표를 맡았을 때까지 제대로 된 걸 보여준 적이 한 번도 없다, 최소한 내놓은 성과가 무엇이었는진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황 전 대표의 재기가 이르다는 것에서 나아가 부적절하단 뜻이다. 이같은 평가를 일련하면 어떤 인사가 나서서 황 전 대표를 지원할진 깜깜한 실정이다.

심지어 보수권 안에선 '황 전 총리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낫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황 전 대표는 멘트(발언), 소위 말해서 콘텐츠(설정)라든가 행동이 윤 총장과는 조금 많이 차이가 난다"며 "윤 전 총장이 사퇴하면서 내놓은 콘텐츠와 언어의 내용을 보면 황 전 대표보단 훨씬 정치 감각이 있다"고 평가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는 김재원 전 미래통합당 의원도 한 방송에 출연해 "(황 전 대표가) '다 속죄했다, 이제 활동하겠다' 이렇게 나오면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전 의원은 또 황 전 대표가 자신의 대담집에서 '윤 전 총장이 어려움을 겪으면 도움을 주겠다'고 적은 것에 대해서도 "황 전 대표가 '윤석열을 돕겠다' 해도 윤 전 총장은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도와준다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