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패가망신·무신불립" 맹비난… 'LH 투기' 文 정부 최대 악재로
野 "패가망신·무신불립" 맹비난… 'LH 투기' 文 정부 최대 악재로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3.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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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투기는 투기대로 조사… 공급대책은 차질 없어야"
국민의힘 "허무개그 같은 발언"… 민주당도 변창흠 옹호 못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직무대행(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H직원 투기 의혹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왼쪽 두 번째)과 장충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직무대행(오른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LH직원 투기 의혹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100억원대 사전투기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지시에 나섰지만, 야당과 여론의 공분을 막지 못하는 모양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9일 "투기는 투기대로 조사하되, 정부의 주택공급 대책 신뢰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2·4 부동산 대책에 차질이 없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LH 사전투기 논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전언은 이번이 다섯 번째로,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난 2일 이후 사실상 이틀에 한 번 꼴로 공개적으로 지시를 내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공급 대책은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고 피력했지만, 야권은 "기본적 법률 검토도 없이 국정 책임자들이 허무개그(희극) 같은 발언을 하고 있다"며 대대적으로 몰아쳤다. 정부가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내세웠지만, 처벌을 성립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유야무야 넘어갈 것이란 지적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실시한 긴급현안 질의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강도 높게 질책하고 나섰다. 김희국 의원은 변 장관에게 "패가망신(집안을 망가뜨리고 자기 몸까지 망한다)"이라며 "또 공포탄만 쏘고 실행을 안 하면 대국민 사기"라고 엄정 조사를 촉구했다.

같은 당 김상훈 의원도 "일주일 안에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 뭐하느냐"며 "그 조사는 실체에 접근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4·7 재·보궐 선거에 불똥이 튀지 않게 하기 위한 조기 조사라면 다시 한 번 국민의 눈을 속이는 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LH 임직원은 본인이나 가족 명의로 땅을 사지 않고 차명 투기하기 때문에 지금 합동수사는 진상에 접근할 수 없단 게 김 의원 입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변 장관에게 "2·4 대책을 확실하게 밀고 나가겠다고 하는데, 무신불립(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이라며 "시장 불안을 잠재우려면 국민 불안부터 잠재워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번 논란이 문재인 정부 최대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지만, 더불어민주당도 변 장관을 감싸지 않았다.

박상혁 의원은 변 장관이 문제를 일으킨 LH 전·현직 임직원을 두고 옹호성 발언한 것을 문제로 삼았다. 박 의원은 변 장관이 '개발 정보를 알고 땅을 미리 산 건 아닌 것 같다'고 말한 것에 대해 "국민 감정을 건드리는 발언을 내놨다"며 "발언 경위나 취지와 상관없이 국민에게 큰 허탈감과 분노를 남기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장충모 LH 사장에게도 "지능적·조직적·계획적 범죄 행위로 보인다"며 "발본색원하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도 "조직적이고 전문적인 투기 현장을 처벌하겠다고 하는데, 일벌백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bigstar@shinailbo.co.kr